[이두용]이두용을 말하다 ② 예민한 감각과 식지 않는 열정을 가진 세련된 노신사

by.유양근(영화평론가) 2012-09-27조회 2,281
이두용

내가 이두용 감독님을 만난 것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의뢰로 감독님과 작품에대한 책을 집필하게 되면서다. 강남의 어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몇 시간에걸쳐 작품, 영화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첫인상은 아주 세련된 외모의 노신사였고,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현재의 영화 상황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예민한 감각과 여전히 식지 않는 열정을 갖고있다는 것이다.내가 어렸을 적 제목도 모르면서 시골 조그만 극장에서 봤던 수많은 영화중에 외다리인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온 액션영화가 기억나는데, 아마도 이두용 감독님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감독님과 나눈 대화의 많은 부분이액션영화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만큼 관심과 열정이 대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두용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들여다보면 초기의 멜로드라마, 1970년대부터지속되는 액션영화,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의 토속영화 등으로 나누어 볼수 있다.

초기의 멜로가 당시 영화계의 흥행 코드였던 것을 감안하면 데뷔 초기의 경향은 감독님의 의향과는 거의 무관했으리라 짐작이 간다. 토속영화는 검열의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의도와 더불어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서 아픔을 견디고 산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라고 생각된다. 지속적으로 작업을 해온 액션영화는 감독님과의 긴 대화 속에서 강조되었듯, 우리가 다른 나라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 장르라는 점, 영화라는 매체 자체의 매력이 액션에 있다고 하는, 영화에 대한 관점이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영상자료원에 보존된 이두용 감독님의 영화를 모두 볼 수 있었는데, 지금도어느 것이나 고루하거나 유치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30년 혹은 40여년의 시간은 영화에서 엄청나게 긴 변화의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적인 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마도 액션이라는 영화의태생적 본질에 대한 애착과, 한국 사회의 억압받고 소외받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영화 속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멜로드라마나 토속영화는 물론이고 액션영화 속에서도 그런 주변인 혹은 마이너리티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감독님과의 대화 속에서도 나왔듯이 영웅이아니라 주변인들이 어떤 일을 성취했을 때의 희열을 같이한다는, 공동체로서의 영화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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