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의 12월 다시보기는 지난 2010년 5월에 개봉한 배창호 감독의 <여행>이었다. <여행>은 3부작 옴니버스 영화로 각각의 에피소드가 제주도를 배경으로 엮여 있다. 이 영화는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제법 익숙한 소재를 담고 있어서 신선하거나 새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로망과 판타지를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섬과 결합시켜 영상미가 풍부한 아름다운 영화로 만들어냈다. 영화 상영 후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진행으로 배창호 감독과 배창호 감독의 부인이자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한 김유미씨가 참석한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1부는 감독이 가르쳤던 학생들과, 2부는 딸과, 그리고 3부는 아내인 김유미씨와 시나리오 작업을 한 배창호 감독은 영화에 사소한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 굵직한 자신의 믿음만을 넣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이 자칫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고, 이 때문에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젊은이들의 생각과 의견을 반영했다고 회고했다. 또한 배창호 감독은 최근 한국영화의 캐릭터가 자극적인 데 반해 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는 지나치게 선해 보였다는 진행자의 의견에 동감하며 “다른 영화에 나오는 인물과 이 영화에 나오는 또 다른 인물이 있듯이 삶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인물 역시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배창호 감독과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는 시네마테크KOFA 홈페이지 내 GV극장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 편집자주: 녹화상태가 불량하여 <여행>의 GV는 인터넷 서비스를 하고있지 않습니다.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