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작 <미망인>은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인 박남옥 감독의 데뷔작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전쟁 중 남편을 잃은 신자(이민자)를 통해 전후 여성들의 욕망을 매혹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 장면이 유실되어 결말을 확인할 수 없지만, 박남옥 감독의 연출력과 신자 역을 맡은 배우 이민자의 청순한 듯 요염한 매력이 더해져 여성의 욕망을 처벌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존의 관습에 도전한다. 이 사진은 신자가 젊은 애인 택(이택균)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딸을 옆집에 사는 송 서방네로 보내기로 하는 장면. 사랑과 모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배우 이민자의 관록 있는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