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목 감독은 신상옥, 김기영, 이만희 감독과 함께 1960년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인공이다. 1956년 <유전의 애수>를 시작으로 40년간 43편의 영화를 남긴 유현목 감독은 <오발탄>, <잉여인간> 등을 통해 전후 피폐한 한국사회의 단면을 심도 깊게 조명하여 강한 주제의식을 가진 영화작가로 추앙받았다. 이렇게 영화미학의 개척자, 소셜리얼리즘, 한국영화의 실존주의자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르던 유현목 감독은 지난 6월 28일,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영화사에 큰 업적을 남긴 고인을 기리는 행사를 마련했다.
. 시네마테크KOFA 유현목 전작전
영상자료원에서는 9월 10일부터 27일까지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유현목 전작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작전은 이만희, 김기영 이후 한국영상자료원이 세 번째로 여는 전작전이다. 유현목 감독의 작품 중 현재 필름으로 볼수있는 영화는 26편뿐. 이번 기획전에서는 영상자료원이 보유한 26편의 필름과 디지베타 1편을 포함, 총 27편의 유현목 영화를 선보인다. <오발탄>, <순교자>, <김약국의 딸들> 등 유현목의 강한 주제의식과 작가주의가 담겨 있는 대표작들은 물론이고, <공처가 삼대> 등 유현목 감독의 색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코미디물도 함께 상영돼 고인의 넓은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유현목 DVD 박스세트 출시
영상자료원은 김기영, 신상옥 감독에 이어 <유현목 DVD 박스세트>를 준비 중이다. 이번 박스세트는 유현목 감독 특유의 작품세계가 돋보이는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될 예정이다. 인간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멜로드라마에 녹인 <그대와 영원히>(1958),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 사이 격동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비극적 운명을 그려낸 <김약국의 딸들>(1963), 1960년대 소외와 폭력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막차로 온 손님들>(1967), 윤흥길의 소설을 그만의 영화언어로 번역한 <장마>(1979)가 그것. 박스세트는 올 11월에 출시된다.
. 부산국제영화제 유현목 특별상영회 공동주최
오는 10월에 열리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고인을 추모하는 뜻 깊은 행사가 마련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영화제 기간 중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 세 편(<오발탄>, <순교자>, <분례기>)을 특별상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원본이 소실돼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분례기>는 영상자료원이 2007년 홍콩필름아카이브를 통해 발굴한 16밀리 프린트를 35밀리 듀프네가 필름과 프린트 필름으로 광학복원해 공개하는 작품으로 의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