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길종을 기억하는 사람들

by.민병현(한국영상자료원 경영기획부) 2009-05-08조회 2,677
하길종을 기억하는 사람들

지난 2월 한국영상자료원은 하길종 감독에 대한 추모열기로 뜨거웠다. 故하길종 감독 30주기를 맞아 시네마테크KOFA에서 2월 26일부터 3월 8일까지 <성난 얼굴로 돌아보다> 추모 기획전이 열렸고, 영화박물관에서는 하길종 특별기획전을 오픈했다. 기획전에서는 실험성 가득한 데뷔작 <화분>을 포함, 그가 남긴 7편의 작품을 모두 상영했다. 특히 UCLA 졸업작품이자 MGM사의 매이어 그랜트상 수상작인 단편 <병사의 제전>도 기획전을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돼 화제가 되었다. 2월 26일 개막식에는 생전의 고인을 기억하는 여러 지인이 참석했다.

1. 정인엽 | 영화감독, 한국영화감독협회 협회장
영상시대 동인이었던 정인엽 감독은 “한국영화박물관에 전시된 고인의 사진을 보니 그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세대가 고인의 생전 작품을 돌아보고 그의 영화정신을 이어받았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2. 하명중 | 영화감독, 故하길종 감독 동생
“하길종 감독은 그가 만든 작품과 학교 강단을 통해, 그리고 그가 쓴 글을 통해 시대와 많이 부딪쳤다. 시간이 흐르면서 고인의 그런 면이 널리 알려진 것 같다.”며 고인을 회상하고 “최근 영화계의 위기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형이 생각난다.”고 여운을 남겼다.

3. 김호선 | 영화감독
김호선 감독은 우선 자신이 조감독을 맡았던 <병사의 재전>을 발굴, 상영하는 한국영상자료원 측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하길종 감독의 맥을 이어 후배 영화인들이 한국영화를 더욱 빛내줬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4. 하재영 | 영화배우
하길종 감독 추모전을 위해,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영화배우 하재영이 멀리 미국에서 달려왔다. 개막 작품 <바보들의 행진>을 관람한 그는 “출연했던 영화를 30년이 지난 후 관객과 함께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짧게 인사말을 했다.

5. 전채린 | 故하길종 감독 부인
개막식 다과연에 참여한 故하길종 감독의 부인 전채린씨는 <바보들의 행진> 제작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시대는 사회적 가치관의 차이,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이 다반사였다.”고 회상하고 추모전을 열어준 영상자료원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6. 변인식 | 영화평론가
영상시대 동인이었던 영화평론가 변인식이 추모행사를 위해 자료원을 찾았다. 그는 평론가로서 유일하게 영상시대 동인으로 활동했던 기억을 더듬고, 영상시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또한 “예전엔 하 감독 못지않게 목소리가 멋있었는데, 지금은 나도 늙어 말이 잘 안 나온다”며 행사장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7. 하지현 | 정신과의사, 故하길종 감독 아들
故하길종 감독의 아들인 하지현 씨는 “어제(2월 25일)가 아버지의 음력 기일이었다. 내가 5학년 올라가던 해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우연인지 추모행사를 갖는 지금 내 딸이 5학년이다.”며 소감을 밝히고, 앞으로도 하길종 감독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8. 장기하와 얼굴들 | 가수
지난 3월 4일 하길종 감독 추모전의 일환으로 1970년대 문화를 가장 잘 소화해낸 2009년 가수로 평가받고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이 있었다. 장기하 밴드는 <바보들의 행진> 상영 전 30여 분간 무대에 올랐고, 인상적인 노래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장기하는 <바보들의 행진> OST 오리지널 버전을 인터넷으로 구입해 ‘고래사냥’을 완벽 재연하는 등 1970년대 청년문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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