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을 나눈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 GV 현장중계

by.권용혜(「영화천국」 편집부) 2009-03-10조회 2,366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

지난 1월 16일, 한국영상자료원 ''다시 보기''로 석도원 감독의 1987년 작품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가 상영됐다. 상영이 끝난 후에는 추운 날씨를 뚫고 급하게 달려온 영화의 주인공, 배우 이건주 씨가 무대에 올라 순수했던 그때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함께 나누었다.

1987년 개봉작인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는 이건주라는 아역스타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접목으로 개봉 당시 큰 인기를 누렸다. 지구에 피신 온 다른 별의 왕자가 악의 무리를 무찌르고 무사히 자신의 별로 돌아간다는 줄거리로, 1편의 성공에 힘입어 총 3편의 시리즈로 제작됐다. 1980년대 후반에 어린 시절을 보낸 관객들에게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 ''다시 보기'' 프로그램은 추억과 향수를 즐기는 시간이었다. 때문에 관객과의 대화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진행을 맡은 <씨네21>의 주성철 기자는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가 상영될 당시 배우 이건주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회고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6세 아역배우였던 그는 최고 인기의 성인배우들과 비슷한 수준의 파격적인 출연료로 캐스팅됐다. 스케줄 또한 만만치 않았다. 주 기자는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던 바쁜 일정을 어린 나이에 어떻게 소화했는지 물었다. 이건주 씨는 웃으며,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때는 부모님께서 관리해 주셨는데, 학교에 거의 못 갈 정도로 일주일을 정말 빡빡하게 보냈던 것 같아요. 촬영 외에도 팬사인회도 다니고 아동복 패션쇼에도 오르고 정말 바빴어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어린 나이에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주 기자는 어불성설임을 알면서도 당시의 연기 철학이 있었는지, 어떤 자세로 연기했는지 물었다. "그냥 해야 한다고 하니까 했어요.(웃음) 여기서는 울었으면 좋겠다. 여기서는 밝게 웃으면 좋겠다. 감독님께서 시키면 저는 그대로 했어요. 그런데 어린 마음에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보통 때는 보통 어린이들처럼 울고 떼쓰고 하다가 카메라 앞에만 서면 싫은 내색 없이 열심히 했다고 해요." 비결은 열정이었다.

어린 그에게 촬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와이어 연기였다. "저는 그때도 뚱뚱했잖아요. 와이어 달고 올라가면 몸무게 때문에 너무 아프고 힘들었어요.(웃음) 그래서 액션 연기 부분은 저와 체격이 비슷한데 운동을 잘하는 친구가 대역을 했어요. 그 덕분에 제 연기가 더 빛날 수 있었던 거죠." 대역배우가 따로 있는 아역배우, 당대 최고의 아역스타는 역시 다르다. 주 기자가 귀여움만 받은 탓에 버릇없다는 소리를 들은 적은 없었는지 물었다. "석도원 감독님이나 이규형 감독님께 제가 참 고마워하는 부분인데요. 많이 혼내주셨어요. 다정하실 때도 있었지만 연기를 못하면 엄하게 꾸짖어주셨거든요. 덕분에 겸손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석도원 감독은 사석에서 이건주 씨를 ''아들''이라고 부르고 그는 석 감독을 ''큰 아빠''라고 불렀다.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를 3편 찍는 동안 서로 간에 쌓아온 신뢰와 정이 두터운 두 사람이다. 이규형 감독의 경우에는 를 찍을 때, 이건주를 카메오로 출연시키기도 했다.

관객들처럼 이건주 씨 자신도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 시리즈와 함께 성장했다. 그에게도 의미가 깊은, 소중한 작품이다. 아역 출신 배우에게 어린 시절의 유명 작품은 오히려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는 데 장벽이 되기도 한다. 드라마 <한 지붕 세 가족>의 ''순돌이'' 역으로 스타가 된 이건주 씨는 영화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에서도 역시 순돌이로 분했다. 그에게 어린 시절의 작품은 모두 소중하지만 ''순돌이'' 이미지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외모를 바꿔서 이미지 변신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외모를 바꾸는 대신 연기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찾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저 아직 29살이거든요. 젊잖아요. 앞으로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서 배우 이건주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의 다짐에 한 관객이 포스터를 들어올리며 응원했다. 배우 이건주의 가장 소중한 작품 중의 하나인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 포스터였다. 이건주 씨는 그 관객과 연락처를 교환하며 언제 함께 추억을 나눌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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