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도에 제작된 <나 혼자 만이>라는 작품은 요즘 말로 하면 뮤지컬 같은 거에요. 그 당시에는 본격적인 뮤지컬을 만들 만한 기술력이 없었어요. 그래서 주로 노래를 했는데 그때 플레이 백 기법이라는 게 사용됐어요. 플레이 백 기법은 필름에 음악을 먼저 넣고 촬영할 때 그 음악에 맞춰 배우들이 연기하고, 촬영하는 방식이에요. 요즘 말로는 일종의 립싱크죠. (중략) 당시 노래와 춤이 곁들여진 장면을 촬영하고픈 마음만 있었지 실현시키기는 어려웠어요. 그걸 이 분이 많이 도입을 했어요. <청춘 쌍곡선>, <나 혼자만이>도 그렇고, <사랑하는 까닭에>는 심지어 무용영화였어요. 영화에서 다루기 힘든 기술적인 부분들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계속적으로 모색했다 할 수 있지요. 지금은 뮤지컬 같은 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당시는 뮤지컬 하나 찍으려면 기술적으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러니 그런 영화를 찍을 때마다 기술적으로 일가견이 있는 한형모 감독에게 자주 의뢰하게 됐지요. 한형모 감독이 음악이 가미된 영화를 계속 찍게된 것도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는 의미가 컸던 것 같아요. (중략) 이 분이 그런 경향이 있었어요. <청춘 쌍곡선>도 그런 쪽이고, <나 혼자 만이>도 그렇고 코믹한 작품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과거 선배 감독들을 보면 소위 눈물을 쥐어짜는 체루물이 주를 이뤘거든요. <여자의 일생>, <홍도야 우지마라>, <눈 내리는 밤>에 등 눈물 쥐어짜는 영화인데 이 분은 당시 같은 연배의 감독이었지만 굉장히 시대적인 감각이 새로웠던 것 같아요. 뭐라 그럴까 전형적인 한국영화의 스타일에서 탈피해서 새로운 트랜드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