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by.조선희(한국영상자료원장) 2008-05-02조회 957

‘영화천국’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새로 창간하는 격월간 기관지 이름이면서 동시에 우리 한국영상자료원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영화천국은 영화들의, 영화필름들의 천국이면서 동시에 영화애호가들의, 영화연구자들의 천국을 뜻합니다. 또한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만들어진 한 이탈리아영화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한 마을 사람들의 일상이자 오락이자 꿈, 영화를 보여주는 사람과 보는 사람 사이의 우정, 잘려진 필름에 대한 기억을 감추고 있는 영화사, 바로 그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영화아카이브는, 최선의 경우, 한 나라 영화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과연 그 최선의 역할을 해왔냐고 묻는다면 제 자신도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제 막 시작했다고 말할 수는 있겠습니다.

2008년은 우리 한국영상자료원으로서는 새로운 출발의 해입니다. 이번에 보름 동안의 개관영화제를 시작으로 시네마테크 3개관과 영화박물관이 개관하면, 지난해 오픈한 영상자료실과 더불어 상암동 새 청사가 전면 가동하게 됩니다. 필름보관고, 영화라이브러리, 시네마테크, 영화박물관, 이 네 가지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비롯한 선진 영화아카이브들의 기본구조이며, 영화를 보존복원하고 이것을 학계와 일반에 활용되도록 서비스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입니다. 자료원은 상암동 청사에서 이 이상적인 시스템을 비로소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번듯한 틀 안에 풍부한 내용을 채워 넣는 것이 과제입니다. 우리는 이곳을 ‘세상의 모든 영화가 있는 곳’, 그리고 ‘세상의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영상자료원은 영화문화를 보존하고 재생산하는, 한국영화사의 현재와 과거가 소통하는 장소입니다. 영화천국인 동시에 다음 세대 영화인과 영화대중을 배양하는 교육의 공간입니다. 영상자료원이 최선의 역할을 해낼 때, 한국의 영화문화는 한결 깊어지고 넓어지고 또 풍요로워 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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