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통용제명: 검은 수선화
수입개봉명: 黑水仙
원제: Black Narcissus
제작년도: 1947
제작사: 아처스 프로덕션(The Archers Production) / 영국
감독: 마이클 파웰(Michael Powell), 에머릭 프레스버거(Emeric Pressburger)
출연진: 데보라 커(Deborah Kerr), 사부(Sabu), 진 시몬스(Jean Simmons), 플로라 롭슨(Flora Robson), 에스먼드 나이트(Esmond Knight)
수입사: 남양영화주식회사(추정)
개봉극장: 국도극장
개봉일: 1954.09.24.
전단지 구성 및 특이사항
직사각형의 긴 장지를 3등분으로 접는 빌폴드(Billfold) 형태의 전단이나, 각 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여기에서는 편의상 앞면 (1, 5, 6면)과 뒷면(2, 3, 4면)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앞면의 경우 영화의 스틸 사진을 각각 1면과 6면의 앞뒤표지에 배치하였고, 5면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약전과 함께 <제작 여담>이라는 코너를 두고 영화 제작의 뒷이야기를 소개하였다. 뒷면에는 영화의 제작진과 출연진, 영화 해설과 줄거리 등을 소개하였고, 그 이외에는 영화의 제목인 흑수선이 무엇인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줄거리
영국 성공회의 인도 외방전도회 소속 클로다 수녀(데보라 커)는 어느 날 히말라야산 꼭대기에 위치한 오지의 한 마을로 선교활동을 나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러나 필립파 수녀(플로라 롭슨), 루스 수녀(캐서린 바이론), 허니 수녀(제니 라이드), 브리오니 수녀(주디스 퍼즈)와 함께 선교 활동에 나선 클로다 수녀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큰 난관에 부딪친다. 선교회를 설립하려는 건물은 과거에 하렘으로 쓰여, 건물 전체에 에로틱한 벽화가 가득해 수녀들을 난처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이방인을 싫어하는 마을사람들의 경계심의 대상이 된다. 이미 이곳에 정착해 이곳 마을을 지배하는 장군(사부)의 비서 노릇을 하고 있는 딘(데이비드 파라)이라는 젊은 사나이의 주도 아래 마을 사람들은 돈을 받고, 수녀들이 세운 학교와 병원에 몰려들어 수녀들을 괴롭힌다. 또한 딘은 칸치(진 시몬스)라고 하는 거리의 여인을 수녀원에 맡겨 말썽을 일으키기도 한다.
클로다 수녀는 마을에 도착한 첫날 수녀가 되기 이전의 행복했던 생활을 떠올리고 자신도 모르게 놀란다. 하지만 이런 갈등에 시달리는 건 클로다 수녀뿐이 아니었다. 루스 수녀가 남몰래 딘에 대한 감정을 쌓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사는 한 여인이 열병으로 죽기 일보직전의 갓난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온다. 하지만 아기의 상태가 워낙 중태여서 수녀들은 결국 아이의 치료를 포기하고 약을 먹인 뒤 돌려보낸다. 그로부터 며칠 후, 수녀의 치료를 받은 아이가 죽자 마을사람들은 수녀들을 배척하기 시작한다. 그러는 가운데 루스 수녀가 결국 파계를 하고 수녀복을 벗어 던진 채 딘을 찾아간다. 루스 수녀는 딘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지만 딘은 수녀를 달래 돌려보낸다. 루스 수녀는 딘이 자신을 거부하는 건 그가 클로다 수녀를 마음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종각에서 종을 치고 있는 클로다 수녀를 절벽으로 떨어뜨려 죽이려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죽고 만다. 결국 수녀회는 포교를 포기하고 마을을 떠나기로 결정하고. 딘은 떠나는 클로다 수녀를 찾아와 그녀에게 악수를 청하며 앞날을 기약한다. (출처: IMDb)
NOTE
1939년에 쓰여진 마거릿 루머 고든(Margaret Rumer Godden)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도발적이었던 수녀들의 인간적인 좌절과 욕망을 그려 상당한 구설수에 휘말리고 각종 가톨릭 단체로부터 상영 금지 청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평론가들에게는 상당한 호응을 받아 아카데미 촬영상과 미술상, 골든 글로브 촬영상, 뉴욕 평론가협회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였다. 흥행 면에서도 미국과 영국, 유럽 등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렸으며 특히 1950년에는 일본에서 상영되어 당시 돈으로 6천만 엔에 달하는 수익을 올려 그 해 최대의 흥행 외화로 기록되었다. 한국에서는 1954년 10월 국도극장에서 처음 개봉하여 상당한 호응을 끌었다, 재미있게도 당시 영화를 본 관객 중 수녀의 삶을 꿈꾸다가 이 영화를 보고 그 꿈을 접게 되었다는 한 여성 독자의 투고와 이에 대한 동아일보 편집국 측의 문답이 <동아일보> 1954년 10월 27일자에 <흑수선과 수녀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실렸고, 다시 이 문답의 내용에 대한 찬반을 표시하는 일련의 독자 투고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는 당시 외국 영화가 어느 정도로 보편적으로 대중에게 호응을 얻었는지를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만하다.
석지훈(영화사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