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에서 생긴 일(A Summer Place)

영화 해제

현재통용제명: 피서지에서 생긴 일 
수입개봉명: 避暑地(피서지)에서 生긴 일 
원제: A Summer Place
제작년도: 1959
제작사: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
감독: 델머 데이브즈(Delmer Daves)
출연진: 리처드 이간(Richard Egan), 도로시 맥과이어(Dorothy McGuire), 산드라 디(Sandra Dee), 트로이 도나휴(Troy Donahue) 
수입사: 불이영화(불이흥업주식회사영화)
개봉극장: 중앙극장
개봉일: 1961.03.04. 

전단지 구성 및 특이사항: “성과 애정에 번뇌하는 십대 청춘상의 애환을 그린 대망의 명작!!”이라는 광고 문구 아래, 해변의 별장을 배경으로 젊은 두 남녀의 이미지가 전면화되어 있다. 솔로안 윌슨(Sloan Wilson)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피서지에서 생긴 일>은 미국 젊은 세대의 연애와 청춘 상에 주목하고 당시 할리우드의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은 두 배우를 부각하는 전략으로 홍보되었다. 산드라 디는 오드리 햅번과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잇는 할리우드의 발견으로, 트로이 도나휴는 제임스 딘의 반항적인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는 남성 스타로 주목되었다. 

줄거리: 재산을 탕진한 버트 헌터는 메인 주 파인 아일랜드의 별장을 호텔로 개조해 아내 실비아(도로시 맥과이어)와 아들 조니(토리 도나휴)와 함께 경영하고 있다. 한때 이곳에서 해상구조대로 일했으나 지금은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켄(리처드 이건)이 아내 헬렌과 딸 모리(산드라 디)를 데리고 휴가차 이곳을 찾는다. 젊은 시절 연인이었던 켄과 실비아는 각자 사랑 없는 결혼 생활에 대한 회의를 품고 있는 가운데 재회해 다시 열정을 불태우고, 실비아의 아들 조니와 켄의 딸 모리는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NOTE: 사랑 없는 결혼을 했던 부모 세대와 사랑의 열정에 불타있는 자녀 세대의 연애를 절절하게 그려낸 <피서지에서 생긴 일>은 당대에는 청춘영화의 대명사와 같았다. 이 영화는 한국에 1961년과 1972년, 두 차례 정식으로 수입되었다. 1961년 3월 한국 개봉 당시에는 개봉관에서 5주 연속 상영될 만큼 기록적인 흥행을 이루어서, 상영 몇 주차를 돌파했는지가 광고의 핵심이기도 했다. 이른바 여론 주도층이라고 할 평론가나 언론인의 짤막한 감상평을 광고의 홍보 문구로 사용한 것도 이채롭다. 대체로 이들은 이 영화가 동시대 미국에서의 세대 갈등과 젊은 세대의 성 윤리를 다룬 문제작이라고 평가했다. 이를테면, 문학평론가 백철은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신구세대의 결혼관, 애정관을 미국적인 ‘씨투에이숀’에서 묘파한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문제성을 제시해준다. 첫째 사랑이 없다 하여 소생 있는데도 이혼할 수 있는 ‘모랄’이라든가, 둘째 ‘틴․에이저’들의 빠지기 쉬운 애정관계를 어떻게 구원하는가다.”(경향신문, 1961.03.23.) <피서지에서 생기 일>이 재수입된 것은 국내 영화계의 불황이 계속 이어지던 1972년이었다. 외화수입 절차가 이전에 비해 복잡해지면서 수입사는 검열에서 확실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홍보비도 절감할 수 있는 인기작의 재수입을 추진했다. 첫 개봉으로부터 시간은 꽤 흘렀지만, 맥스 스타이너(Max Steiner)가 맡았던 영화음악, 특히 주제곡인 ‘Theme From A Summer Place’는 1970년대의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었던 터라 ‘추억의 명화’의 재개봉은 실패가 없으리라 여겨졌을 것이다. 1972년 8월 휴가철에 맞추어 1961년도 개봉관이었던 중앙극장에서 재개봉했다. 이때 영화의 홍보 문구는 첫 개봉 당시처럼 신구 세대의 갈등이나 모럴의 문제를 부각하지 않고, “모래밭에 새겨진 당신의 발자욱. 지금쯤… 지워졌을까”, “피서는 끝났지만 사랑의 드라마는 영원히”(동아일보, 1972.08.16.)와 같이 ‘사랑영화’의 낭만성을 강조했다.
 
이화진(영화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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