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Gentlemen Prefer Blondes)

영화 해제

현재통용제명: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수입개봉명: 紳士는 金髮을 좋아한다
원제:  Gentlemen Prefer Blondes 
제작년도: 1953
제작사: Twentieth Century Fox
감독: 하워드 혹스(Howard Hawks) 
출연진: 제인 러셀(Jane Russell), 마릴린 몬로(Marilyn Monroe), 찰스 코번(Charles Coburn)
수입사: 고려영화사
개봉극장: 국도극장 
개봉일: 1955.03.07.
 
전단지 구성: 전단지 앞면의 이미지는 쇼걸인 마릴린 몬로와 제인 러셀의 여러 가지 포즈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부분에는 수입사의 차기작인 <흑장미>와 <영원의 암바>의 작은 포스터를 배치했다. 뒷면은 스탭과 캐스트 소개, 해설과 줄거리 등으로 간략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중앙 부분의 문구가 인상적이다. “인기절정의 육체파의 2대 여우의 관능미 영화! 외국영화 상영의 최고기록을 수립한 ”나이아가라“에 이어서 입하한 마리린·몬로의 제2회 주연영화” 

줄거리: 금발의 백치미의 전형인 쇼걸 로렐라이는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 반면 단짝인 도로시는 흑발에 지성적이며 잘생긴 남자를 좋아한다. 로렐라이는 백만장자의 아들인 에스몬드와 결혼하려고하나 그의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친다. 에스몬드는 프랑스로 가서 결혼하려고 계획했지만 아버지에게 들켜서 로렐라이와 도로시만 배를 타고 프랑스로 향하게 된다. 에스몬드의 아버지는 로렐라이가 자신의 아들의 돈만 보고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서 사립탐정 말론을 고용한다. 배안에서 로렐라이는 계속 부호들을 노리고 도로시는 말론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결국 프랑스에서 둘은 많은 사건을 겪고 다시 에스몬드와 만난 로렐라이는 도로시와 함께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NOTE: 1955년 한국영화계를 강타한 것 중 하나는 마릴린 몬로의 관능미였다. 1955년 한 해를 결산하는 영화기사를 쓰면서 허백년은 당해 2월의 화젯거리로 몬로의 등장을 꼽았다. 2월에 <나이아가라>가 상영된 뒤 몬로워크나 그녀의 육감적 몸매는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영화평 대부분은 그녀의 관능미에 대한 찬사 혹은 혹평에 관한 것이었다. 영화평이 아니더라도 당시에 여담적인 기사로 <나이아가라>에서 시작되어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로 이어진 마릴린 몬로의 선풍적 인기에 대해 그녀가 출연한 작품을 관능적 영화로 분류하면서 ‘난잡한 포스터’, ‘반광태적인 선전’으로 비난하는 기사가 종종 보인다. 
하워드 혹스는 1952년 작 <몽키 비지니스>를 통해서 마릴린 몬로의 관능미의 유효성을 알아본 감독이었다. 전쟁영화, 서부극, 추리물 등 여러 장르에서 이미 대가였던 혹스는 스크루볼 코미디 분야에서도 <브링업 베이비>, <히즈걸 프라이데이>를 만들면서 이 장르에서도 훌륭한 감독임을 입증했다. 첫 주연을 맡았던 <나이아가라> 이후 하워드 혹스와 함께 한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는 몬로의 이러한 캐릭터를 완성시켜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로렐라이의 백치미와 다이아몬드를 좋아하는 성향은 뮤지컬 코미디의 외양을 띠면서 밉지 않게 그려지고 있다. 하워드 혹스가 감독한 스크루볼 코미디는 모호한 결론으로 다양한 해석을 유도하는데 이 영화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마지막에 백만장자 아버지가 아들의 재산 때문에 결혼하려는 것인지 묻자 로렐라이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 사람 돈 때문이 아니라 아버님 재산 때문에 결혼하려는 거예요” 너무나 당당한 대답에 아버지는 할 말을 잃는데 로렐라이는 여기에 덧붙인다. 남자는 예쁜 여자를 얻는 게 당연한 것이고 여자는 돈 많은 남자를 원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당신에게 딸이 있다면 가난한 남자에게 보내실 건가요?” 너무나 솔직하게 당당한 로렐라이의 모습에 아버지는 결혼을 허락하게 된다. 그러나 너무나 노골적인 이 대사를 유쾌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은 로렐라이를 완벽하게 구현한 마릴린 몬로의 캐릭터로 인한 결과이다. 거의 백치에 가까운 그녀를 문책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영화 초반 마릴린 몬로가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가장 좋은 친구”를 부르는 장면에서 관객은 이미 그녀에게 굴복했을 것이다. 
                                                                                                                               
이길성(영화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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