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오발탄
"영화"로서 60여 년 전 이 영화가 달성한 성취는, 이후 수십 년간 지속되는 암흑기로 인한 한국영화 연속성의 부재를 더 안타깝게 만든다. 그래서 <오발탄>은 한국 영화사의 가장 비극적인 정점이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한국 영화의 대전환기에 갑자기 나타난 돌연변이 같은 이상한 영화. 이 영화는 아직도 20세기와 21세기의 혼란스러운 교체기 속에 살아 있는 것만 같다. 사람들이 그 시대를 기억하는 한 이 영화의 컬트적인 영향력은 지속될 것이다.
고양이를 부탁해
2020년대 현재 시점의 모든 독립영화와 여성영화는 아직 이 영화의 자장 안에 있다.
밤치기
‘홍상수 여성 버전’이라는 시선은 정가영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막고 있다. 정가영은 비제도권 개인 제작 영화와 탈 리얼리즘 스토리텔링의 큰 흐름 속에서 정말 중요한 작가이다.
살인의 추억
봉준호는 어차피 이 리스트 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기생충>이냐 <살인의 추억>이냐의 문제일 뿐이고, <기생충>은 아직 제대로 평가받을 시간이 부족했다.
타짜
이 영화만이 보여주고 있는 기이할 정도의 생명력에 주목해 보자. 그것은 단순히 케이블TV와 인터넷 문화라는 시대의 흐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박하사탕
이창동의 가장 뛰어난 작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으나, 한국의 영화와 현대사에 있어 상징적인 작품들을 뽑으라면 <박하사탕>은 언제나 그 중의 한편일 것이다.
차우
<죠스>의 줄거리를 그대로 가져다 쓴 <차우>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신정원의 독창성이 그의 어떤 작품보다 순수하게 부각된다. 한국 영화계가 신정원을 기억해야 한다면, 당연히 <차우> 역시 그러하다.
고래사냥
한국 영화의 상징으로 하나의 얼굴을 고르라면 그것은 안성기일 것이다. <고래사냥>의 거지 민우는 안성기의 가장 상징적인 캐릭터이며, 한국 영화계의 한 솔로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
과거와의 단절로 인해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시간을 이겨내는 "클래식"이 없는 한국 영화 역사를 생각해 볼 때, <8월의 크리스마스>보다 중요한 영화는 많지 않다.
※ 특별언급: <광식이 동생 광태> (김현석, 2005) -멜로드라마의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와 확장에 있어서 김현석은 분명히 더 주목받아야 하는 감독이다. 다만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가지는 상징적인 위치 때문에 상기 10선에는 아깝게 들어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