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하녀
한국 최고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자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순박했던 여성이 한 가정을 파괴해 버릴 무서운 존재로 변해 가는 과정은 누가 악인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지금 봐도 1960년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탁월한 수작이다.
마부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한 가정의 가장으로 말을 끌며 아들딸들을 키워나가는 마부의 모습이 아슬아슬하고 눈물겹게 그려진 작품.
서울에 마부가 있던 시절을 잘 보여주는 역사적 자료이자 배우들의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부모님의 사랑 그리고 철없는 자식들의 이야기는 지금 봐도 시대를 초월하는 감동을 준다.
마의 계단
1960년대, 국내에 이렇게 훌륭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가 있었다!
병원과 계단, 연못이라는 공간이 주는 그로테스크한 느낌과 살인사건을 감추려는 인물의 심리 묘사가 긴장감 넘치게 담긴 작품.
세심하게 제작된 영화 속 세트는 지금 봐도 무척 인상적이다.
대괴수 용가리
국내에서 SF, 괴수영화 장르가 전무하던 시대에 나온 기념비적인 작품.
지금도 해외 괴수영화 팬 중에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한국 괴수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작품이며 국내에서도 이런 장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한국 영화 역사에서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되는 1996년에 나온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잔잔하게 이어져가던 일상이 실타래같이 꼬였다 풀려나가는 구성이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든 배우들의 명연기도 기억에 남는다.
장화, 홍련
지금도 한국 공포영화 중 가장 무섭게 본 작품을 꼽아보라고 하면 본인이 1순위로 꼽는 영화이다.
아름다운 시골의 별장과 두 자매 그리고 그들의 비밀과 반전.
당시 이 영화를 관람하고 며칠 동안 싱크대 아래를 들여다보는 장면이 꿈에 계속 나와서 고생한 기억이 있다.
괴물
괴수영화라는 마이너 장르 안에 가족애와 사회문제 그리고 환경문제까지 함께 담아낸 걸작.
앞으로 이렇게 탁월한 괴수영화는 국내에서 나오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최고의 인생 영화이다.
이 영화 이후, 국내에서 큰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미국에 ‘킹콩’이 있고 일본에 ‘고지라’가 있다면 한국에는 ‘괴물’이 있다!
마더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다 똑같겠지만 한국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더 남다른 느낌이다.
한국에서 어머니로 살아온 한 여인의 한과 자식을 위해서라면 극한까지 갈 수 있는 광기의 양면성이 소름 돋게 그려진 작품이다.
이 영화를 떠올리면 오프닝과 엔딩에서 춤추는 김혜자 배우의 서글픈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시
나날이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혼자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과 위안을 주는 영화.
주변이 혼탁해진다고 나까지 거기에 물들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렇게 쓰고 싶던 시 한 편을 결국 완성해 낸 양미자(윤정희)의 모습이 아름답고 슬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우리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편을 가르고 따돌리며 괴롭히는 모습이 지금 어른들 모습의 축소판으로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학교에 다닐 때가 마냥 즐겁고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영화.
장편 데뷔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탁월한 연출을 보여준 윤가은 감독의 기념비적인 작품.
※ 특별언급: 순위에는 포함하지 못했지만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