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형,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선정영화목록

선정영화목록
제목 감독 제작년도
삼등과장 이봉래 1961
혈맥 김수용 1963
고려장 김기영 1963
귀로 이만희 1967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1975
최후의 증인 이두용 1980
만다라 임권택 1981
바보선언 이장호 1983
남부군 정지영 1990
깊은밤 갑자기 고영남 1981

선정 코멘트

삼등과장
1960년대 초의 가족과 일상, 무엇보다 4월 혁명 직후 사회의 분위기를 낚아챈 작품. 삶의 실감이 활어처럼 퍼덕인다. 수많은 명작 가족드라마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아야 할 작품이나 제대로 재평가받고 있지 못해 아쉽다.

혈맥
내게 김수용은 이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고려장
기괴함 혹은 알레고리의 미학으로만 해석되기에 너무나 현실적인 영화. 김기영 식 경제학, 김기영 식 사회학, 김기영 식 정치학의 정수를 발골해낼 수 있다.

귀로
지나친 실험으로 대중영화의 본령을 넘어가 버리기 전 이만희 모더니즘의 초기를 대표하는 작품. 서사와 형식, 인물의 내면과 외면, 사건과 풍경을 섬세한 연출로 조화해 낸 걸작. 영화의 공기까지 느낄 수 있다.

바보들의 행진
70년대 작품 중 한 편을 꼽아야 한다면 이 영화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최후의 증인
역사적 실재와 마주했을 때 주인공이 받아야 할 충격과 선택을 이해하려면 세 시간에 가까운 이 여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두용의 필모그래피 뿐 아니라 이전 한국영화사의 영화들을 다 둘러보아도 어떻게 이런 영화가 등장할 수 있었는지 그 비밀을 모르겠다.

만다라
이 시기 임권택의 영화는 모두 좋다. 하나를 선택하라면 이 영화를 고르겠다.

바보선언
시대와 작가 의식의 우연한 조우로 탄생한 보기 힘든 실험작인데 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이상한 영화. 전무후무.

남부군
오늘날에도 만들기 어려울 민감한 소재를 택해 우회하지 않는다. 우직하고 힘 있지만 섬세하기도 하다. 정지영이 이 정도 완성도의 스펙터클 역사 영화를 한 번 더 찍어주었으면 한다.

깊은밤 갑자기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타났을까. 상류층 가정주부의 신경증이 장르적 클리셰와 만나 말도 안 되는 괴작으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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