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삼등과장
1960년대 초의 가족과 일상, 무엇보다 4월 혁명 직후 사회의 분위기를 낚아챈 작품. 삶의 실감이 활어처럼 퍼덕인다. 수많은 명작 가족드라마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아야 할 작품이나 제대로 재평가받고 있지 못해 아쉽다.
혈맥
내게 김수용은 이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고려장
기괴함 혹은 알레고리의 미학으로만 해석되기에 너무나 현실적인 영화. 김기영 식 경제학, 김기영 식 사회학, 김기영 식 정치학의 정수를 발골해낼 수 있다.
귀로
지나친 실험으로 대중영화의 본령을 넘어가 버리기 전 이만희 모더니즘의 초기를 대표하는 작품. 서사와 형식, 인물의 내면과 외면, 사건과 풍경을 섬세한 연출로 조화해 낸 걸작. 영화의 공기까지 느낄 수 있다.
바보들의 행진
70년대 작품 중 한 편을 꼽아야 한다면 이 영화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최후의 증인
역사적 실재와 마주했을 때 주인공이 받아야 할 충격과 선택을 이해하려면 세 시간에 가까운 이 여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두용의 필모그래피 뿐 아니라 이전 한국영화사의 영화들을 다 둘러보아도 어떻게 이런 영화가 등장할 수 있었는지 그 비밀을 모르겠다.
만다라
이 시기 임권택의 영화는 모두 좋다. 하나를 선택하라면 이 영화를 고르겠다.
바보선언
시대와 작가 의식의 우연한 조우로 탄생한 보기 힘든 실험작인데 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이상한 영화. 전무후무.
남부군
오늘날에도 만들기 어려울 민감한 소재를 택해 우회하지 않는다. 우직하고 힘 있지만 섬세하기도 하다. 정지영이 이 정도 완성도의 스펙터클 역사 영화를 한 번 더 찍어주었으면 한다.
깊은밤 갑자기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타났을까. 상류층 가정주부의 신경증이 장르적 클리셰와 만나 말도 안 되는 괴작으로 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