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소설가의 영화
색상을 갖고 싶다는 피사체의 요청에 곧이어 컬러로 변화하는 세계를 보고 있으면 나 또한 세계와 부딪혀 변화하고 싶은 활력이 생긴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배역과 실존 인물 사이를 오가는 김민희라는 배우의 탄생
극장전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시작하는 영화. 영화를 보고 나면 내게 서울이라는 장소는 언제든 이 영화 속 순간이 불쑥 튀어나올 것 불안감이 깃든다.
시실리 2KM
2000년대 비디오 산업을 기억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화다. 비천하고 우스꽝스럽고 예상보다 냉철하고 컬트적이다.
너무 많이 본 사나이
단순히 시네필리아를 소재로 삼은 영화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1990년대 말 비디오 산업과 주말의 영화, 시네필 문화를 적확하게 고증한 아카이빙 필름으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윤희에게
여전히 윤희와 쥰이 처음으로 한 프레임 안에 도착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나타나곤 한다. 이 용기 있는 영화가 지닌 힘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때 그 사람들
한국 영화가 근대사를 다룰 때 여전히 누아르의 색채나 지나치게 무거운 감정들을 벗어던지지 못하는 까닭은 군부 권력이 지닌 망령으로부터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듯하다. <그때 그 사람들>은 다르다. 이 영화는 정말 열심히 비웃는다.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
왜 김기영 하면 <하녀>와 계단을 떠올려야 하는가? 너무나 분열적이고 컬트적 매력으로 가득 차 있다.
태양닮은 소녀
희망 없는 세계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지킬 수 있는지. 그건 달리는 몸이 세계와 마주칠 때 느끼는 살아있다는 감각만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내내 설득하는 영화처럼 다가온다. 분주한 70년대의 거리와 말 그대로 순진함과 자신의 몸 하나로 시간을 통과하는 인물들이 주는 교훈은 말 그대로 맨몸으로 부딪혀 나가라는 말처럼 들린다. 이만희의 영화 가운데 그래서인지 <태양 닮은 소녀>가 가장 심금을 울린다. 게다가 가장 짧다. (1시간 16분)
공동정범
우리의 연대는 언제부터 더욱 불가능을 향해가기 시작했나. 이를 예측한 영화가 <공동정범>이 아닐까.
※ 특별언급: 배용균 감독의 영화들과 2000년대 조폭 코미디 영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