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바보들의 행진
한국영화사에 의미 있는 선구자, 하길종 감독은 독보적이다. 유신체제의 폭압과 영화계의 구태 속에서 꿋꿋이 빚어낸 이 영화는 당대를 깊숙이 품고 있는 한국 블랙코미디의 걸작이다.
우묵배미의 사랑
시대의 공기를 듬뿍 담아낸 리얼리즘 멜로 드라마. '진짜' 숨을 쉬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징한 삶의 면면은 언제 보아도 생생하다.
초록 물고기
리얼리즘의 끝, 장르의 시작. 작가로서 감독의 역량과 캐릭터의 감정을 빠짐없이 담아내는 빼어난 화면 구성, 그 모든 것이 막동이에게 수렴되었다.
지슬 - 끝나지않은 세월2
한국 현대사를 재현하는 영화 중 가장 역사에 근접했다. 봉긋한 오름과 순박한 누이를 짓밟는 폭력을 무덤덤하게 담아내는 흑백 화면은 보는 내내 소름 돋게 한다.
결혼이야기
한국 멜로 영화의 '신파'를 깨뜨린 '뉴웨이브' 로맨틱 코미디. 영화 제작 현장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던 제작부장이 아닌 '프로듀서'의 존재를 알린 첫 한국영화. 이후 영화 현장에 기획의 중요성을 인식한 인재들이 풍성해졌다.
쉬리
대기업 '삼성'이 한국 대중영화의 상업적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비록 이 영화를 끝으로 삼성영상사업단은 해체되었지만, 그 시작을 이끌었던 인력들이 이후 한국 영화 '시장'을 구축하게 된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우울한 변방으로 인식되던 한국독립영화를 일반 대중에게도 각인시킨 재기발랄한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
한국 상업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상상력을 구현해 낸 뚝심. 특정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서사와 표현으로 관객들을 성큼성큼 끌고 간다.
추격자
한국영화의 마이너 장르였던 스릴러를 메인스트림으로 올려놓은 신호탄. 캐릭터가 만들어 내는 장르적 쾌감이 압도적이다.
구직자들
제8회(2021년) SF어워드 영상 부분 대상 수상작. 초저예산 영화로서 조악한 소품이 아닌 100여 명의 인터뷰이의 진술만으로 미래를 모사하는 SF 드라마.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에 대한 고찰은 얼핏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향후 200년간 유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