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실, 동의대학교 일본학과 조교수

선정영화목록

선정영화목록
제목 감독 제작년도
물레방아 이만희 1966
안개 김수용 1967
최후의 증인 이두용 1980
고래사냥 배창호 1984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홍상수 1996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1998
봄날은 간다 허진호 2001
살인의 추억 봉준호 2003
망종(芒種) 장률 2005
기생충 봉준호 2019

선정 코멘트

물레방아
원작 소설을 차용하였으나 원작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새로운 작품의 영화로 재탄생. 이성이 아닌 성욕, 질투, 사물에 대한 집착 등 원초적 욕망과 비이성에 근원한 인간의 행위를 영화 네러티브, 영상 등으로 잘 표현.

안개
원작 소설의 분위기를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재현. 도피해 온 남자 주인공의 상황과 그 권태로움, 막연한 불안감 등이 바쁘게 돌아가는 거대한 서울과 대비되는 안개가 자욱하게 껴있는 무진의 풍경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

최후의 증인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형사가 맞닥뜨리게 되는 개인들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압축적이고 효과적으로 표현. 무겁고 진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긴박하게 영화가 진행되어 관객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것도 장점.

고래사냥
로드무비 형식을 빌려 당시 독재정권 아래 젊은 세대가 느끼는 억압감과 그것으로부터의 탈출욕구 등 80년대 청년층의 감정과 처한 상황을 표현. 또한 도시뿐만 아니라 가난한 시골의 모습까지 담아냄으로써 80년대 사람들의 삶과 풍경을 영화 속에 잘 녹여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전형화되지 않은 캐릭터들의 찌질함, 허영심, 당혹감 등의 감정들이 잘 표현. 또한 극적구조의 일관된 내러티브를 갖지 않으며 인물 간 대사는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 등 당시 한국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작품. 데뷔작에서부터 감독 스타일이 완성.

8월의 크리스마스
직접적인 대사나 과장된 감정 표현을 통해서가 아니라 미묘한 표정, 미장센, 편집, 음악 등 때로는 네러티브 진행에 필수적이지 않은 영화의 다양한 수단을 통해 죽음을 앞둔 인물의 일상 속 사랑, 우정, 추억의 감정을 표현.

봄날은 간다
남녀가 사랑하게 되어 그 사랑이 식어가는 과정에서의 감정 변화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특징을 섬세하게 표현. 별다른 사건이 발생하지 않고 극적구조를 가지지 않는 영화도 관객을 매혹시킬 수 있음을 증명.

살인의 추억
추리물, 수사물의 형식을 취하여 어떤 군더더기도 없기에 관객을 매료시키면서도 동시에 여성 폭력, 가정 폭력, 국가 폭력이 일상에서 쉽게 발생하였던 현대 한국사회의 야만성을 잘 표현

망종
중국의 변방에서 김치를 만들어 팔아 아들과 함께 생계를 유지하는 경계인으로서 조선족 여성의 일상과 비극이 잘 표현. 카메라 움직임도 없이 매우 잔잔하게 진행되던 영화가 엔딩부분 아들의 죽음 이후 감정이 극도로 고조된 주인공 여성을 쫓아 카메라가 정신없이 이동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

기생충
영화상의 공간을 통해 한국사회의 계급구조와 불평등을 선명하게 표현. 소외효과를 내재하지 않은 장르영화, 상업영화도 관객으로 하여금 능동적으로 사유하게 하고 사회 내부에서 엄청난 담론을 생산해 내게 하며 사회구성원들을 토론하게 한다는 것을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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