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하녀
한국 영화 역사의 여전한 정점. 흔히 세계 영화사 역대 1위작으로 손꼽혀온 <시민케인>(오슨 웰즈, 1941)의 한국 버전으로 부족함 없다.
삼포가는 길
황석영의 동명 단편 소설을 토대로 빚어진, 한국 영화 리얼리즘은 물론 한국적 로드무비의 진정한 최고봉.
바람불어 좋은날
1980년대 이후의 한국 영화사를 결정지은 전환점이자 ‘이장호 영화 세계’의 새출발. '어나더 삼포 가는 길'이랄까.
티켓
상대적으로 덜 조명 받아 왔으나, 102편에 달하는 임권택 전작 중 '진짜' 최고작. 임권택의 휴머니즘에서나 여성 캐릭터의 전면화에서나 임권택 영화 세계를 집대성하다. 1987년 제7회 한국 영화평론가협회상상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등을 거머쥐다.
우묵배미의 사랑
한국적 서민 정서를 실감 가득 형상화한, 대표적 영화 사례. 1980년대 한국 영화를 <바람 불어 좋은 날>이 열었다면, 1990년대 연 문제작이기도. '포스트- 코리안 뉴 웨이브'의 도래를 알리면서 말이다. , 일도(박중훈 분)는 한국 영화 캐릭터의 탄생이기도...
살인의 추억
<바람 불어 좋은 날>의 ‘봉준호 버전’.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 역사는 이 걸작을 기점으로 나뉜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버닝
무라카미 하루키에서 출발해 윌리엄 포크너로 나아가는, 이창동만의 영화적인 너무나도 영화적인, 한국 영화사의 기념비적 대모험.
기생충
가족 희비극을 넘어,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역대급 완성도의 세계 영화사적 걸작.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상 4관왕이 그 결정적 증거랄까. '코리안 시네마'는 말할 것 없고 '아시안 시네마'의 역사는 '<기생충> 이전'과 '<기생충> 이후'로 나뉜다고 평하지 않을 길 없다.
소리도 없이
비교의 예를 좀처럼 찾기 불가능한 영화적 아우라나 그 정치한 디테일 등에서, 별다른 주저 없이 손꼽고 싶은 한국 영화사 최고 데뷔작. 마침내 우리에게도 ‘포스트-봉준호’가 등장했다!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2003)를 뛰어넘는 또 다른 걸작을 선보일 거라고는 결코 예상하진 않았다. 한데 그 ‘미션 임파서블’이 현실이 됐다. ‘박찬욱 영화 세계’의 새출발을 천명하면서...
※ 특별언급: 봉준호라는 예외가 있긴 하나, 한 감독의 영화는 한 편만 선정했다. 고심 끝에 박찬욱의 <올드보이>를 <헤어질 결심>과 나란히 꼽지 않은 것은 그래서다. ‘매혹(Attraction/s)으로서 영화’의 기념비적 진수이면서 '이명세 월드'의 극 지향점이기도 한 <형사 Duelist>(2005)를 끝내 선택하지 않고 그 자리에 신예 홍의정의 <소리도 없이>를 대체시킨 것은, 그 장편 데뷔작에 보내는 내 무한한 '사랑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