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기생충
구조 안에 포착된 계급의 문제. 똑똑하고 예리하고 치밀한 구조로 신자본주의 사회의 욕망과 대립과 분노를 절묘하게 포착. 한국영화가 곧 글로벌영화로 도약하는 터닝포인트를 만든 작품.
하녀
시대를 향한 도발적 질문을 자신의 확고한 방식으로 밀어붙인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스타일의 작품.
아가씨
고루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스타일과 긴장과 재미를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박찬욱의 영화는 늘 진일보한다. 언제나 현재 진행형의 세련된 미학으로 전진하는 그의 영화의 성취가 곧 ‘한국영화’의 이름을 다시 한 차원 격상시켜 준다.
괴물
장르적 상상과 사회적 함의를 모두 다 포착한 괴물 같은 영화. 이 영화의 ‘기술적 성취’는 이 두 가지 요소와 동떨어지지 않은 채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인정사정 볼것 없다
전개, 연기, 비주얼, 액션 그 어느 하나에서도 품격을 버리지 않은 한국형 누아르의 신기원. 이 영화의 전후로 한국영화 장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갖추어진 프로덕션의 자장 안에서 벗어나, 독립영화가 가진 문제의식과 에너지를 호기롭게 뿜어낸 영화. 관객도 인지하지 못했던 영화를 향한 ‘팬덤’과 ‘매니아’적인 열광을 끌어 낸 작은 영화의 반란.
지구를 지켜라!
영화가 꿈꿀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창의력의 최대치. 여전히 한국영화에는 어느 쪽에도 구속되거나 눈치 보지 않는 이런 상상이 더 많이 필요하다.
접속
멜로 장르가 오직 ‘사랑’에 급급해 당의정을 바르는 데 충실하던 때, 실제의 연애와 사랑은 어떤 매카니즘으로 작동하는가를 새로운 화법으로 보여 줌. 한국 멜로영화의 르네상스를 가져온 기념비적 작품.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일상의 단면을 파고드는 홍상수 리얼리즘의 시작점.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듯 현상을 그저 담아내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홍상수의 영화는 사실은 정교하고 치밀한 작가적인 계산으로 구현한 풍자와 비판의 묘미를 담고 있다. 그 자체로 모방 불가능한 홍상수 세계의 시작.
박하사탕
대한민국 현대사를 향한 속죄와 반성. 영화적인 미학과 문학적인 사고가 절묘하게 결합된 이창동 화법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은 결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