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하녀
신분 상승의 욕망과 좌절을 담아낸 최고의 서스펜스 스릴러.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지금 봐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몰입감으로 놓고 봐도 세계적인 영화와 견주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고래사냥
암울한 80년대의 시대적 풍자와 꿈과 희망을 담아낸 로드무비이자 청춘영화. 안성기, 김수철, 이미숙 씨가 연기한 캐릭터들도 개성이 넘치고 인상적이다.
개그맨
재조명되어야 할 작품과 이명세 감독. 이발소에서의 일장춘몽으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처럼 이 영화는 꿈, 환상과 현실, 영화 속 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처럼 내러티브와 영화 형식의 과감한 시도가 있었던 작품은 지금까지도 흔치 않다.
넘버 3
최고의 풍자 코미디 영화이자 한국사회의 속물 근성과 삼류 권위주의를 날카롭게 비꼬는 블랙코미디이기도 하다. 검사와 조폭, 건달, 지식인이 한 꺼풀 벗겨놓으면 모두가 똑같은 삼류라는 주제의식은 코미디 영화임에도 상당히 묵직하다.
아가씨
탐미주의적인 매혹적인 미장센과 스토리텔링. 인간 내면의 욕망과 심리를 현미경처럼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영화다. 박찬욱 감독의 역량이 최고로 응축된 작품으로 한국 영화사에 전무후무하게 아름답고 에로틱한 영화이다.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스토리텔링이 놀랍다. 미군기지 기지촌 여성들의 고통과 비극을 전통적인 귀신 이야기와 연결시킨 지점이 큰 울림을 준다. "이야기가 없는 귀신은 저승에 갈 수 없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박하사탕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영화의 구성은 우리의 고통과 슬픔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기도 하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현대사 아픔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지구를 지켜라!
기발하고, 독특하고, 발칙하다. 또한 깊은 통찰을 담아낸 작품이다. 지금 다시 개봉해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작품. 그만큼 현대적이고, 공감할 요소가 충분히 많은 영화다.
벌새
성수대교 붕괴의 상흔을 가진 소녀의 성장 이야기로 기념비적인 독립영화다. 성장 이야기이지만, 모든 세대에게 큰 울림을 주는 삶에 관한 통찰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세대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이 시대에 모두가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아름답고 슬픈 영화다.
기생충
세계적인 영화제에 다양성을 포용하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한국만이 갖고 있는 반지하 공간과 같은 계급성이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계급주의와 소외를 담은 이야기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너무나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