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우묵배미의 사랑
1980년대의 시대상과 삶이 고스란히 담긴 소시민들의 진짜 멜로. 2000년대 이전까지 내게 가장 '한국적인' 러브 스토리. 그래 이런 사랑도 있었지.
영구와 땡칠이
비공식적인 뇌피셜 한국 최초의인터랙티브 영화가 아닐까. 가장 높았던 70년대 출생률과, 인구 구조상 정점이었던 80년대 어린이 관객층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의미 있음. 이젠 국내 제작 어린이 영화가 드물고, 영화를 보는 어린이도 희귀해져서 더욱더.
황산벌
사극으로서는 최고의 명작 반열이라고 생각함. 드물게 삼국시대와 민초를 다룬 역사물로서도, 사투리 대사와 휴머니즘이 있는 코미디로도,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전쟁물로서도 빼어난 작품.
미술관 옆 동물원
여성 감독이 그린 (그동안 충무로에서 보지 못했던) 여성 캐릭터 중심의 로맨틱 코미디. 세기말이었지만 어둡지 않고 새로운 밀레니엄의 밝은 기운이 느껴진다. 이후에 한동안 한국 영화에 유행했던 로맨스 물의 대표 원조 격 영화가 아닐까.
호피와 차돌바위
한국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은 아닐지는 모르지만, 내게는 최초의 애니메이션. 홍길동의 스핀오프 격으로 조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것이 더 매력적. 몇몇 장면들은 지금 봐도 매혹적.
공동정범
2010년대 한국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징과도 같은 다큐멘터리.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지금도 유효한 질문들.
멋진 하루
<워커힐에서 만납시다>를 보면서 1960년대 서울을 새롭게 여행하는 기분이 드는 것처럼 , <멋진 하루>를 보면서 기억 속 2000년대 서울을 다시 만나고, 재발견하는 경험을 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 귀하고 소중해질 작품이 아닐까 함.
수프와 이데올로기
개인의 정체성 물음으로부터 시작해, 가족이란 누구이며,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리고 역사 인식과 공동체의 문제까지 확장하는 카메라.
신성일의 행방불명
돌이켜보면 2003년도가 충무로 상업영화의 기념비적인 해였다면 독립영화는 언제가 그런 해일까? 이전과 이후에도 만나기 힘든 기이하고 독특한 정서의 이 독립영화가 등장했던 해를 기억하고 싶다.
지구를 지켜라!
많은 분이 걸작으로 뽑을 것임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나만의 베스트로 꼽고 싶음. 20년이 지나서도 여전한 최애작. 당시 메이저 투자사와 제작사에서 이런 코드와 소재의 대작!을 만든 사실에 격세지감. 요즘 상황을 생각하면, 눈물 좀 닦고 올게요.
※ 특별언급: <후회하지 않아>. (<내일로 흐르는 강>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가 본격 퀴어 영화로는 최초?가 아닐까해서. 당시 신문에 '동성애 감독이 만든 동성애 영화'라는 제목까지 실렸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