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선정영화목록

선정영화목록
제목 감독 제작년도
오발탄 유현목 1961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1975
바보선언 이장호 1983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배용균 1989
파업전야 이은기,이재구,장동홍,장윤현 1990
낮은 목소리 -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변영주 1995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홍상수 1996
거짓말 장선우 1999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류승완 2000
송환 김동원 2003

선정 코멘트

오발탄
당대의 '독립 제작' 방식이라 할 수 있는 '동인(同人)' 제작 방식으로 포착해 낸 전후 한국사회의 민낯. <오발탄>은 1960년대 초 당대의 한국영화가 한국문학에 뒤처지지 않는 참여적이고 비판적인 예술적 실천일 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다.

바보들의 행진
이 작품은 1970년대 청년 문화의 대명사 같은 작품이다. 하길종은 동 시기에 활동하는 젊은 영화인들과 '영상시대'라는 동인을 결성하여, 당대의 주류 한국영화와 다른 영화적 고민을 표현하고 실천을 모색했고, 이 작품은 그 실천이 가장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바보선언
이장호가 포착해 낸 1980년대 한국사회의 민낯. 여전한 국가 검열의 시대에 예술가의 영화적 상상력이 어떻게 폭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금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 영화에서 가장 독창적인 창작의 임프로비제이션(IMPROVISATION)이기도 하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한국영화 주류의 밖에서 등장한 가장 예술적인 한국영화. 독립영화가 미학적으로 어떻게 주류영화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념비적 사례다. 대구에서 활동한 배용균은 2000년대 이후 대구 지역 독립영화가 리부트할 수 있는 초석을 쌓기도 했다.

파업전야
정치권력을 추종하며 성장한 주류 한국영화 밖에서 등장한 실천적이고 대안적이며 참여적인 영화. <파업전야>는 1년 전 개봉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맞은 편에서 한국영화의 경계를 확장시켰다. 정치권력과 싸우며 만들어간 상영과 관람 투쟁은 한국 독립영화사의 가장 인상적인 기억이기도 하다.

낮은 목소리 -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3부작)는 영화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의 최대치를 보여주었다.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로 만들었고, 피해자를 피해자의 자리에 놓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주체임을 보여주었다. <낮은 목소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작품이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30편이 넘는 홍상수 유니버스의 시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영화의 다양성이 폭발했던 1990년대였기 때문에 '상업영화'로 제작될 수 있었다. 더 이상 주류영화 자본이 다양성을 허락하지 않는 지금 홍상수는 한국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으며, 가장 성실한 독립 창작을 이어가는 창작가가 되었다.

거짓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 이후 장선우라는 이름은 '금기'가 되어버린 듯 사라져 버렸지만, 1990년대 장선우는 '코리안 뉴웨이브'의 상징 중 하나였다. 장선우는 한국 주류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계속 확장시켜 왔는데, 출판금지가 된 장정일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었다. 지금 표현의 자유라고 하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만 언급되지만, 1990년대 한국 문화는 도덕관념을 뛰어넘는 도전을 이어갔다. 장선우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이름 중 하나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미국에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스가 있다면 우리에겐 류승완이 있다. 1998년 부산단편영화제에서 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패싸움>과 1999년 한국독립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현대인>에다 <악몽>과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라는 단편을 추가해 만든 장편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198~90년대 비디오 세대가 산업의 밖에서 만들어낸 놀라운 성취다. 독립영화가 사회변혁의 도구나 예술로서의 영화와 또 다른 가치가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다.

송환
<송환>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남북분단 상황을 장기수의 삶과 송환을 매개로 풀어낸 작품이다. <송환>은 남북분단과 한국전쟁 이후 한국 현대사를 장기수를 통해 확장해 낸다. 한국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이름 중 하나인 김동원은 이 영화를 통해 독립영화와 독립다큐멘터리의 가치를 증명하고 확장한다. 느리더라도 조급하지 않게 사람을 통해 사회적 의제를 바라보고 이해해 가도록 이끄는 김동원의 영화는 지금 한국영화에서 가장 필요한 영화적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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