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살인의 추억
무진형제 3명이 각자 5번 이상, 적어도 15번 이상 보았다. 날 것의 분위기, 배우들의 연기, 짜임새, 대사...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지금 보아도 좋다. 앞으로도 계속 볼 것 같다.
복수는 나의 것
박찬욱 영화 중 가장 좋은 영화가 무엇이냐 하면 우리 팀 셋 다 다른 영화를 꼽는다. 그래서 각자 가장 좋은 영화 셋 이상을 고르라 하면 결국 셋 다 이 영화를 선택한다. 각자의 취향과는 별개로 장식이 없어서 좋은 영화로 꼽는다.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
어쩌다 셋이서 영자원에서 함께 보고 충격을 받았던 영화. 한동안 다른 영화를 볼 수 없었다. 사실상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대한민국 감독 원톱은 배용균이다. 가상의 땅, 부유하는 인물들, 어두컴컴한 배경..... 보고 난 뒤에도 한참 잊지 못할 장면이 너무 많다. 감독이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해도 이 영화 한 편으로 충분하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노 스승이 어린 해진을 부르던 목소리로 기억되는 영화. 배우 섭외를 비롯해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들어도 이 영화를 떠올리면 외딴 산속에서 노 스승이 "해진아"를 부르던 그 목소리가 들린다.
장화, 홍련
미술, 음악, 연기, 스토리...다 너무 우아한데 그 모든 게 단순한 멋이 아니다. 우리의 공포와 슬픔과 극한의 감정 동요를 일으키는 요소로 충실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너무 무섭지만 작업하면서 괜히 멋 부리고 싶을 때 꼭 봐야 하는 영화인 것 같다.
곡성
영화를 보다 보면 어디다 시선과 마음을 고정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무섭다. 영화 속에서 발견한 믿음과 희망, 기다림, 절망...이 모든 걸 잔인하게 부숴버린다.
사라진 시간
이 영화가 왜 아직도 무섭고 슬픈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볼 때마다 영화에 푹 빠져들어 깊은 무서움과 슬픔의 감정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고 느껴지는 감정을 표현할 단어를 아직 찾지 못했다. 처음엔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분석하고 토론하고 글로 적어도 봤지만, 이젠 그냥 본다. 정체를 알 수 없지만 그래서 갈수록 이 영화가 좋다.
악마를 보았다
주기적으로 보게 되는 영화다. 무섭거나 잔인한 느낌도 처음에 극장에서 봤을 때 뿐이었다. 인간의 어느 한 단면을 보여주고자 마음 먹었다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뭐가 됐든 일단 끝까지 가는 게 좋았다. 앞으로 또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기담
웬만큼 무섭고 잔인한 영화를 잘 보는 무진형제조차 혼자 잘 못 보는 영화. 아직도 이 영화를 볼 때는 꼭 둘 이상이 함께 본다. 어떤 영화 속 공포는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깊은밤 갑자기
촬영 기법이나 소품 제작 방식 등 지금 보면 많은 것들이 다소 어설프게 만들어진 것 같은데 자꾸 기억에 남는다. 필터를 이용한 장면들, 기괴한 인형, 여배우들의 섬찟한 표정.... 영화를 보고 난 후 여러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갑자기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