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자유부인
한국전쟁으로 초토화된 한국 영화산업을 본 궤도로 끌어올린 화제작. 산업적으로나, 사회학적으로나 이 영화가 한국사회에 미친 지대한 영향력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하녀
한국영화사에서 단 한 작품만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영화를 꼽겠다. 감독 특유의 인장으로 전통과 모던이 충돌하는 당대 한국사회의 풍경을 더없이 그로테스크하게 그려낸 걸작.
오발탄
한 때 한국영화 베스트텐 설문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영화. 그것이 비판적 리얼리즘이 맹위를 떨치던 한국영화비평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 하더라도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유지했던 작가주의의 위대한 유산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영자의 전성시대
한 때 호스테스물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시간이 흘러 재평가했을 때, 장르물로서 당대 사회를 가장 잘 반영한 수작이었다.
별들의 고향
돌이켜보면 이 영화는 그 시대를 가장 앞서간 젊은 영화였다.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최인호 원작, 영화 못지않게 대히트한 이장희의 영화음악 등 가장 핫한 문화 트렌드 세터들이 모여 만든 초대형 흥행작이었다.
경마장 가는 길
낯설고 기이했던 영화. 냉소를 통해 길 잃고 파편화된 다가오는 시대를 예견한 선견지명의 영화.
첫사랑
이토록 아름답고 달콤쌉쌀하게 봄날 같은 첫사랑의 설렘과 청춘의 아픔을 그려낼 수 있을까? 거기에 영화미학 비평에 대한 무심을 가장한 예리한 코멘트까지.. 감독 이명세 덕분에 우리는 영화 <첫사랑>을 갖게 되었다.
지구를 지켜라!
너무 빨리 도착한 영화. 한국영화사상 너무 빨리 도착했기에 가장 많은 손해를 본 영화가 <지구를 지켜라!>가 아닐까? 언제 봐도 신선하고 언제 봐도 동시대적이다.
기생충
말해 무엇하랴. 이 영화는 한국영화사를, 세계영화사를 다시 쓰게 만든 영화 아닌가? 봉준호와 동시대를 산다는 것이 기쁠 뿐이다.
헤어질 결심
마성의 영화다. 한번 볼 때보다 두 번 볼 때, 두 번 볼 때보다 세 번 볼 때 점점 더 사로잡힌다. 탕웨이의 마지막처럼 영화 속으로 끌려들어 가 멈춰 서게 되는 기이한 체험의 영화.
※ 특별언급: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감독), <마더>(봉준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