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이어도
기이함으로 압도하는 김기영이라는 장르.
여성 캐릭터들의 광적인 번식 욕망이 전통적 가부장 신화를 뒤틀어버린다.
바보선언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사운드 연출.
촬영과 편집 역시 비범한데, 원색과 패턴으로 담긴 80년대 한국은 지나치게 ‘힙’하다.
낮은 목소리 -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극장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최초라는 의의를 떠나서라도 <낮은 목소리>의 역할과 의미가 역사에 남긴 바는 지대하다.
플란다스의 개
2000년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에서 2019년 <기생충>으로 이어지는 봉준호의 무시무시한 유머 감각.
와이키키 브라더스
낭만의 시대에 묘사된 씁쓸한 청춘. "와나라고를 기억해".
필연적으로 지속될 실패에도 영화는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남았다.
굿바이, 평양
일본에 있는 가족과 북한에 있는 가족을 ‘홈 비디오’의 형식으로 담아냈다. 소재를 초월하는 사적 기록의 힘. 최고로 사랑스러운 다큐멘터리.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찬욱만이 만들 수 있고,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보적인 로맨스. 이런 사랑은 인류애.
만신
다큐멘터리의 방법론을 확장시킨 작품. 영화 자체가 한판 ‘굿’ 같다. 끊임없이 꿈틀대는 힘이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영화 그 자체가? 영화의 일부로? 영화가 이토록 넓은 영역으로 진동했던 사건은 흔치 않았다.
멜팅 아이스크림
전시에서 영화제로 옮겨간 사례 중 하나. (이러한 경향의 영화가 일반적 영화보다) 솔직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투쟁과 냉소를 서사적으로 들려주고. 증언과 관조를 형식적으로 보여준다. 제목처럼 뜨겁고 차갑다.
※ 특별언급: 탱크, 김희천, 2019, 디지털 미디어에 친숙한 세대에서 공유하는 경험을 집중력 있게 포착했다. 디지털의 미감이 자아내는 ‘불쾌한 골짜기’적 질감엔 중독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