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바보들의 행진
고래를 잡으러 동해바다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영철, 할머니가 될 때까지 기다릴 테니 꼭 돌아오라며 입영 열차 차창 사이로 키스하는 영자와 병태. 암울한 시대 속 낭만적이고도 자조적인 청춘들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수작.
장군의 수염
모두가 장군의 수염을 기르는 사회, 수염 기르기를 거부했던 청년 철훈을 통해 60년대 후반의 인간 의식, 고독과 소외를 구조적 내러티브와 감각적 미장센으로 직조한 작품.
이어도
원시적 주술, 미신, 전설을 이처럼 역동적으로 담은 작품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
갯마을
시대를 앞서간 진보적 여성 공동체에 대한 묘사, 삶과 죽음을 잇는 제의로서의 무속에 대한 존중의 시각은 모더니즘적 시각의 감독이 그려내고자 했던 새로운 영상 언어를 제시한다.
지옥화
전후 서울, 더럽고 비열하고 잔인한 도시의 팜므파탈과 뒷골목 도둑의 사랑과 배신. 그리고, 근친상간과 형제 살해를 뻘밭에서 그려내는 와중에 피어난 한 떨기 지옥화 최은희-
꿈
'두견새가 피를 토하는 것 같은' 달례의 아름다움을 감독이 전하는 방식을 우리는 다시금 곱씹어야 한다.
짝코
“저 사람들 말이 진짜라면 말이시… 나나 거그나 불쌍한 사람들이여”
올드보이
공들인 미장센이 만든 세련된 액션과 스릴러의 향연.
첫사랑
첫사랑은 오직 첫사랑에 대한 기억으로 존재하기 마련인데, 기억을 되짚는 시간의 비밀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감독의 창의적 표현력은 완전과 완벽을 추구하는 집념으로, 또 그만큼 생생한 감정으로 지금도 내 눈에 두둥실 주전자처럼 떠다닌다.
최후의 증인
비밀과 사연, 비극과 진실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 팽창한 뒤 순교라는 이름으로 터져버리는 기이한 성자 오병호를 통해 그려낸 한국전쟁의 어두운 그림자.
※ 특별언급: 불한당, 비밀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