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코멘트
하녀
한국전쟁 이후에 새롭게 구성된 중산층 핵가족을 이토록 에로틱하고 끔찍하게, 그리고 태연하게 파괴해 버린다.
휴일
'가난한 상태'가 어떻게 우리의 행동양식과 삶의 행로를 결정하는가.
바보들의 행진
1970년대 한국사회의 좌절을 비극적인 낭만과 풍자로 우회한다.
서편제
예술에 미친 자들이 자기파괴를 거쳐서라도 완성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발버둥의 황홀경.
오발탄
여자들은 죽거나 미쳐버리고 남자들은 달아난다. 한국전쟁 이후의 끝없는 환멸과 무기력의 정서가 서울 거리 곳곳에서 노호한다.
비밀은 없다
'눈 뒤집어진' 엄마의 맹렬한 질주, 한국영화사상 가장 인상적인 여성-탐정이 출현했다.
극장전
영화의 바깥과 안이 순식간에 묶여들면서 관객을 당황하게 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결국 입을 열게 만든다.
살인의 추억
끔찍한 범죄 실화를 프리즘으로 삼아 한국사회의 왜곡된 단면을 발산시키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용어를 빌려오자면) 어떤 '사회파' 경향을 완성시켰다.
헤어질 결심
현대 한국사회에 이식된 누아르와 멜로드라마의 각각의 규칙들이 서로 속이고 보완하며 새로운 영토를 만들어냈다.
꼬방동네 사람들
폭력이 난무하는 궁핍한 삶에서도 염치를 차리려 하고 사랑을 찾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지극히 착하고 따뜻한 시선.
※ 특별언급: 이만희의 <마의 계단>, 손재곤의 <이층의 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