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경, 한국영상자료원 연구원

선정영화목록

선정영화목록
제목 감독 제작년도
살인의 추억 봉준호 2003
자유부인 한형모 1956
길소뜸 임권택 1985
부당거래 류승완 2010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1975
암살 최동훈 2015
하녀 김기영 1960
독짓는 늙은이 최하원 1969
지옥화 신상옥 1958
칠수와 만수 박광수 1988

선정 코멘트

살인의 추억
과거의 연쇄 살인을 다루고 있지만 여전히 부조리한 한국사회를 투영하고 있다. 첫 장면의 누렇게 익어가는 논을 비추는 카메라는 '추수를 앞둔 논'이라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배반하는 색감을 드러낸다.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들의 익숙한 예측을 빗나가며 하나의 장르 카테고리나 장르 문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지점들을 만들어 낸다. 때문에 <살인의 추억>은 언제 보아도 과거의 영화가 아니라 현재의 영화로 작동한다.

자유부인
영화가 대중의 욕망을 담아내고, 소통하고, 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해방 이후의 첫 작품으로 '대중영화'로서의 가치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길소뜸
과거의 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 혈연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1988년 올림픽을 앞둔 발전된 한국사회가 감추었던, 혹은 봉합해 버렸던 경제계급의 문제, 세대 간의 문제, 지역 차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리얼리즘 영화이다.

부당거래
한국형 누아르, 피카레스크식 구성의 한국적 적용, 권위주의에 대한 고발과 풍자 방식의 교과서가 된 영화이다.

바보들의 행진
검열이라는 정치적 영향력, 제작자의 투자 자본이라는 경제적 영향력이 강하게 존재했던 유신시대 대중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한 형태의 저항영화. 정치와 대중이 얼마나 유리되어 있었는가를 불균질적으로 드러낸다.

암살
여전히 계속되어야 하는 친일 청산이라는 결말을 통해 이전까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해결하지 못한 부채의식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과 동시에, 팩션영화 장르에서 역사와 극이 가지는 각각의 역할을 조화롭게 완성한 영화이다.

하녀
집이라고 하는 닫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상징적인 대사와 이미지, 미장센 등은 영화를 볼 때마다 새로운 생각과 상상을 하게 한다.

독짓는 늙은이
필름의 칼라 표현, 클로즈업 등의 카메라 앵글, 몽타주 등을 통해 문학작품을 영화화할 때 감독이 해석하고 창작할 수 있는 영역의 지평을 넓혀준 영화이다.

지옥화
여전히 한국전쟁의 폐허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미국의 소비문화가 유행처럼 번지던 1950년대 말 양공주에 대한 양가적인 시선을 통해 불안정한 한국사회를 보여주는 영화.

칠수와 만수
빼곡한 고층아파트를 내려다보며 작업해야 하는 2명의 사회적 소외자(약자)를 한 프레임에 담은 이미지만으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 블랙코미디 형식을 통해 관객들이 쉽게 절망에 빠지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소통하면서도 종국에는 비극성을 강하게 드러내 깊은 잔상을 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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