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구, 팟캐스트 진행자/작가/평론가

선정영화목록

선정영화목록
제목 감독 제작년도
나쁜 영화 장선우 1997
휴일 이만희 1968
그때 그사람들 임상수 2005
오발탄 유현목 1961
생활의 발견 홍상수 2002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박광수 1995
화녀 김기영 1970
살인의 추억 봉준호 2003
경계도시 2 홍형숙 2009
버닝 이창동 2018

선정 코멘트

나쁜 영화
첫 번째로 떠올랐다. <나쁜 영화>는 나쁜 의미에서 교훈적이다. <나쁜 영화>는 펄펄 끓고 있다. <나쁜 영화>는 말 그대로 자연적 힘에 가깝다. 참말과 거짓말 사이의 걸작.

휴일
<휴일>에선 뛰고 걷는 장면, 담뱃불을 빌리는 장면은 쉽게 잊힐 수 없다. 걷는 장면은 현대 영화의 특권. 1968년에 나온 <휴일>은 실패에 대한 영화다. 뒤늦게 발견된 <휴일>이 한국 영화의 또 다른 줄기를 만든 이유.

그때 그 사람들
임상수는 오롯이, 개자식들만 나오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때 그 사람들>은 잔인하고 냉혹하다. 동시에 그건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 임상수는 정말이지 위대한 냉소주의자다.

오발탄
<오발탄>은 악몽 같다. 라스트 씬이 더욱 그렇다. 악몽을 꾸는 한국인은 치통을 겪는다.

생활의 발견
이상하다. 홍상수 영화 딱지를 떼도 <생활의 발견>은 이상하다. 김상경이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읽는 기차 장면부터 <생활의 발견>은 한국 영화에서 전례 없는 이상함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다른 의미로) 재발견되어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 영화의 아름다움이 재발견되어야 한다. 이 영화는 공장, 길거리, 다방, 노동자의 얼굴이 지닌 아름다움을 우리에게로 돌려준다.

화녀
많은 이들이 <하녀>를 고르겠지만. <화녀>가 더 인상적이었다. <화녀>의 빨간색은 관객을 홀리는 마술이다. 저 마술의 효과를 기준으로 삼아, <화녀>를 김기영의 최고작으로 뽑는다.

살인의 추억
오늘날, <살인의 추억>은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기념비다. 이 영화는 한국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인화성 물질로 만든다. 종국에는 스릴러 장르에 내재된 무의식을 건든다. <살인의 추억>은 장르/동아시아 영화라는 카테고리 모두에서 성취를 거둔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경계도시2
보니까 내 리스트에는 코미디 영화가 많다. <경계도시2>는 한국사가 만든 최고의 코미디 영화다. <경계도시2>에선, 예상치 못한 진실로 인해, 이야기 자체가 변화하고, 움직이는 다큐멘터리의 특성이 맨 앞선에 선다.

버닝
<버닝>의 순위는 십 년이 지나면 더 높은 자리에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버닝>은 감독의 타임라인에서도, 한국 영화의 동시대성에서도 이상한 자리에 위치한 영화다. 불안한 마음의 청년이 미스터리한 삶을 산다. 이창동의 이야기는 지극히 보편적이다.

※ 특별언급: 리스트에 빈자리가 더 있었다면,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 신동일의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최동훈의 <타짜>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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