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40여 년 동안 카메라 수리에 매진해온 학원. 그런 그의 하나뿐인 아들, 철없는 배우지망생 훈은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카메라만 조립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훈에게 자그마한 기회가 찾아오지만 학원은 그를 외면한 채 카메라 수리에만 집중한다. 이에 훈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는데......
연출의도. 대량 생산으로 모든 것들이 표준화가 된 세상에서 아직도 순수한 장인정신으로 자신의 일생을 카메라 수리에 바친 명장이 있다. 오로지 수십 년의 경험만으로 비공인 무형문화재가 됐다. 어린 시절, 굶어 죽을 절박감 가운데 스스로 그 일에 뛰어들었고, 작업시간이 기계보다 수십 배 오래 걸림에도 불구하고 그 분야 최고자들이 그를 꼭 찾아와 작업을 부탁한다. 수리 의뢰가 들어오면 그 물건을 완전히 분해하고, 성심껏 고치고, 마지막으로 기름칠 등의 마무리를 할 때까지 자리에서 뜨질 않는다. 설계도 같은 건 없다. 완성된 작품들을 바라볼 때 그의 눈에는 최고의 자부심이 있다. 현대 사회는 속도나 효율성 같은 “객관적”인 기준들에 늘 끌려 다니지만 그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수한 열정이 있고, 그 열정은 외적인 화려함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