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찌는 듯한 무더위가 무겁게 내려앉은 팔레르모. 마피아 청부살인요원 살보는 조직의 라이벌을 가차없이 살해한다. 그 과정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리타를 발견하고 그녀를 몰래 살려준다. 둘만이 공유하는 세상은 그들을 영원히 바꿔놓는다.
<구원자>는 프랑스 감독 장피에르 멜빌의 갱스터 영화에 대한 독특한 이탈리아식 오마주로 빛나는 작품이다. 기계처럼 움직이는 청부살인요원의 존재뿐 아니라 영화 전반의 사운드 연출 또한 멜빌의 세계를 연상시킨다. 초반의 긴박감 넘치는 총격 장면에 이어 주인공 남녀가 처음 만나는 긴 시퀀스는 긴장된 침묵으로 채워진다. 이런 침묵은 멜빌의 영화들에서처럼 숨소리와 시계소리 등 대사를 제외한 음향들로 조성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탈리아 감독들이 이를 변주시키는 방식이다. 두 남녀를 이어주는 주제음악인 이탈리아 칸소네와 거친 팔레르모의 땅, 마치 기적인양 시력을 되찾는 여자는 그들만의 세계를 충분히 대변하고도 남는다.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작이다.
(출처 :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