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카얀’이라는 레바논 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혼녀 하닌의 하루하루는 바쁘고 고달프다. 두 딸을 보살펴야 하고, 집세에 쫓겨야 하고, 약혼자의 돈 문제도 걱정해야 한다. 게다가 손님들의 불만과 홀대를 견뎌야 하고, 사정이 복잡한 종업원들도 돌봐야 한다. 그녀의 이런 사정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낯선 손님뿐이다. 그러나 약혼자가 있는 그녀는 그가 불편하기만 하다. ‘카얀’에는 아랍식 전통담배와 술을 즐기는 남자 손님이 주를 이룬다. 사람들은 이런 장소의 주인이 여자인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벤쿠버라는 서구의 공간에 존재하지만 독립적인 여성으로 살기엔 레바논의 전통적인 관습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한다. 영화는 ‘카얀’이라는 남성적 공간을 배경으로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억압받고 위협받으며 동시에 생존해 나가는가를 보여준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레바논 영화계를 반영하듯 제한된 공간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활용해 입체적인 인물을 구현하는 수작이다.
(출처 :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