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 구술 컬렉션

2022년 생애사 – 노 만(魯 晩)

“노만이라는 분을 아십니까?”

  많은 영화팬 분들께 아마 낯선 이름이겠지만, 한국영화사를 공부하는 이들은 한 번쯤 1962년 그가 쓴 『한국영화사』를 접해봤으리라 생각합니다. 1960년대 《영화세계》, 《국제영화》, 《영화예술》과 같은 영화 전문 잡지에서 기자로, 또 발행인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했지만 이후 아주 오랫동안 한국영화계에서 종적을 감추면서 오늘날에는 많은 이들에게 영화평론가 ‘노만’의 존재는 잊혀졌습니다. 그런 그가, 같은 시기 활동했던 영화평론가 김종원 선생님과 연락이 닿으며, 한국영상자료원 구술채록 사업을 통해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한국영화계와 영화평론, 그리고 ‘한국영화사(史)를 쓴다’는 것에 대한 그의 고찰들을 후학들에게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약식의 짧은 글이지만, 이 자리를 빌어 김종원 선생님과 노만 선생님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구술자 노만은 학창시절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중학생 때 교지 《경희》에 「소년차장」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1954년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서울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는데, 이때 만난 친구이자 열렬한 영화팬인 이동렬과 함께 영등포 영보극장에 영화를 보러 다니며, 영화예술이 가진 매력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운수업체를 운영하시던 구술자의 부친을 통해 《영화세계》 견습기자로 들어가게 되며, 그의 본격적인 영화계 이력은 시작됩니다. 
  노만은 《영화세계》외에도 《국제영화》, 《스크린》 등의 잡지에서도 기자로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특집 기획⋅표지 디자인⋅투자에까지 참여했습니다. 또한 1959년에는 《영화예술》을 창간하며 편집장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당시 《영화예술》의 구성을 보면 그가 영화를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또 연구의 대상으로서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구술자는 졸업논문으로 「시나리오문학론」을 썼고, 졸업 후 한양대학교⋅중앙대학교⋅한국배우전문학원 등에서 영화이론 강사로 출강하며 본격적으로 『한국영화사』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영화사를 제대로 다룬 이론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일제시기 영화사를 정립하겠다는 그의 이런 생각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한국영화사에 대한 연구성과는 1962년 《국제영화》를 통해 연재되며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글이 당시 정식으로 출판되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한국배우전문학원에 교재로 쓰기 위해 제본해놓았던 것을 김종원 선생님께서 찾아 보관하고 있어, 2023년 2월 법문사를 통해 출간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안종화의 『한국영화측면비사』(1962)나 이영일의 『한국영화전사』(1969)가 이미 이 시기 한국영화사 저서로 잘 알려져 있고,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사에 대한 연구가 학계에서 활발하게 일어나며, 노만의 『한국영화사』에 쓰인 내용들 중 다소간의 오류가 있음도 밝혀지긴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사』를 쓰던 당시 그가 갖고 있었던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은 오늘날 연구자들에게도 여러가지로 생각할 만한 지점들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있는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렇기에 더더욱 2022년 구술을 통해 그가 들려준 이야기들은 그가 쓴 『한국영화사』와 1960년대 한국영화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영화사 연구를 위해 생애사 구술채록문을 참고하시려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 보고자, 이번 노만 생애사 구술채록문에는 ‘색인’을 제작했습니다. 구술채록문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인물, 작품 및 저서, 단체와 용어 등을 분류한 후, 각각의 단어가 등장하는 페이지를 함께 표기하여, 복잡하고 긴 생애사 구술채록문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시는 데에 이용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구술채록문 전문을 뷰어로 보시기에 앞서 각 회차의 대략적인 내용을 미리 참고하실 수 있도록, 상세목록 페이지를 별도로 첨부하였습니다. 색인은 '기타 다운로드'에서, 그리고 상세목록은 '자료목록 다운로드'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연구와 영화 정보를 얻는 데에 구술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초기화면 설정

초기화면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