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바다마을에 사는 11살 소녀, 보리는 가족 중 유일하게 들을 수 있다. 초등학생이 된 보리는 학교 친구들과 말로 하는 대화가 점점 익숙해지고, 집에서 수화로 나누는 대화에 동참하기 힘들어진다. 왜 나만 가족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소외감이 들기 시작한다. ‘소리를 잃고 싶다’라는 소원을 빌던 보리는 우연히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오랜 잠수로 귀가 먼 해녀 할머니를 보게 된다. 보리는 바다에 뛰어들고 의식을 잃는다. 병원에서 깨어난 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나는보리>는 착한 영화다. 등장인물들 가운데 악의를 가진 인물이 없을 뿐 아니라 보리의 가족 모두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청각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지만 장애를 비극적인 요소로 사용하지 않는 밝은 면모가 돋보이는 것이다. 보리의 소원 또한 참 착한 소원이지만 보리의 장애를 응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화는 동심과 가족애가 만나는 지점에서 긍정적인 내일을 기대하게 만든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