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30대 후반의 이혼녀 미현이 갑작스런 해고통지를 받고 귀가한 날, 딸 진아는 이혼한 아빠와 괌여행을 가게 해달라고 조르고 어머니는 생활비 걱정이다. 다급한 마음에 전남편을 만나 더 이상 자신의 일상을 깨지 말라고 우격다짐을 하며 토로하지만 미현의 속마음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온 미현은 과거의 시간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딸과의 소소한 대화 속에서 발견한다. 그리고 그 곳이 어디이건 미현은 일단 발걸음을 내딛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연출의도. 결혼이라는 관계가 끝나고 나면 어떤 관계들이 시작되는 걸까? 이혼은 보는 시각에 따라 관계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를 맺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혼을 비롯한 바닥을 치는 경험이 그가 새로 태어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런 시작을 응원하고 싶다.
타로카드에서 ‘죽음’의 이미지를 그 상징으로 사용하는 ‘무명카드’의 해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끝, 그리고 또 하는 시작. 이처럼 ‘끝’이라는 것은 곧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시>에서 ‘미현’의 이혼은 관계의 끝일 뿐 아니라 새로운 관계의 시작임과 동시에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도 하다. <다시>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탄탄한 연출력이 만나 ‘미현’의 새로운 시작을 고통스럽지만 희망적으로 그려낸다. (서울여성영화제 - 손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