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스물다섯의 '산'은 어느날 아침 자기 얼굴이 자기 얼굴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당황해서 헤매던 '산'은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그 느낌을 안고 현실로 나간다. 그것은 행복도 슬픔도 아닌, 그 자체로서의 '인정'이다.
한 소녀가 벌판에 서있다. 소녀는 눈을 감고 물의 꿈을 기억한다. 기억은 음악과 함께 공간의 겹을 뚫고 시간을 응축하고 다시 풀어놓는다. 그리하여 물의 기억은 빛과 물, 하늘과 대지, 바람과 나무와 만나고 헤어진다. 명징한 생애는 눈물 속에 빛난다. 그 안에 아름다운 세상이 보일 듯하다.
연출의도. 이 작품은 물에 관한 몽상에서 출발한다. 영원히 흐르는 물은 삶과 죽음을 넘어새로운 우주/생명으로 나아간다. 태초에 모든 것이 하나였듯 모든 생애는 연결되어 흘러간다. 생명은 그 자체로 신비이며 존엄하다. 음악은 이러한 반영의 과정이 시간화된 길이다. 영화의 모든 이미지는 모든 사물에 내재하는 꿈을 따라간 것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