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은호는 스물 아홉 살 먹은 남자다. 그는 일류대 법대를 졸업했으나 사법고시에 다섯 번 불합격하고 지금은 동물원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재화가 은호를 찾아온다. 재화는 은호의 고등학교 동창이다. 둘은 반나절 동안 동물원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다. 그러고 보니 은호와 재화는 고등학교 때에도 동물원에 놀러 왔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동물원을 돌아다니는 동안 두 사람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을 수도 있다. 동물원 안 기린 휴게소에서 재화는 컵라면을 자신의 옷 위에 쏟는다. 은호는 옷을 닦아주다가 갑자기 재화의 젖가슴을 만진다. 이제 재화는 코끼리 열차를 타고 동물원을 떠난다. 은호는 코끼리 우리 앞에 서서 코끼리를 향해 이상한 고함을 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