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포르노 테이프를 팔거나 고스톱만 치는 건달들, 원조교제 고등학생, 창녀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기괴한 장편 극영화. 자본주의적 욕망이 어떻게 변두리 집단에서도 지배 피지배 관계를 재생산하는지를 관찰하는 우화. 어처구니 없는 반복과 적나라한 묘사로 당혹감을 안겨주지만 경쾌하고도 신랄한, 흥미진진한 실험영화.
제 1부: 절대적으로 축적하라!
포르노비디오를 파는 남부자는 보이지 않는 여부자에게 전화를 건다. 통화가 계속 좌절되기에 그는 욕망의 다른 출구를 찾아다닌다. 한편 그의 형님들은 노동윤리를 강조하면서 그의 노동력을 착취한다.
연출의도. 자본주의는 축적을 원한다. 축적을 위해 자본주의는 인간을 ‘절대적’으로 포섭한다. 인간의 노동력은 자본이 유통되기 위한 반복적인 도구로 전락하며, 인간의 욕망 역시 자본화되어 매매된다. 결국 욕망이 자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 인간의 욕망을 만들어내는 곳이 바로 여기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는 진화하기도 한다. 축적의 속도와 부피를 팽창시키기 위해 기만의 방법을 다양하게 변주한다. 이제는 욕망이 자본이 되며, 자본이 욕망이 된다 - 욕망이 ‘상대적’으로 포섭되는 지점. 자본이 축적되는 속도와 욕망의 크기는 언제나 비례하며, 사람들은 넘쳐나는 욕망을 자신의 것이라고 믿고 즐거워한다. 자본이 다양한 욕망처럼 보이는 곳이 바로 후기자본주의이다.
제 2부: 상대적으로 축적하라!
여부자는 원조교제를 하면서 후기 자본주의를 활보한다. 그녀의 자본주의는 이미 남부자보다 발전된 형태의 반복과 차이를 만들어내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녀의 자본주의적 욕망은 형태와 속도만 바뀌었을 뿐 전기 자본주의의 그것과 다를 게 없다.
제 3부: 공황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공황이 발생한다. 노동력보다 생산량이 많으면 공황이 발생한다. 자본주의는 언제나 축적을 원하지만 축적은 언제나 공황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