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한 남자가 자신의 가학적 행위로 인해 상처 받은 한 여인을 기억한다. 남자는 기억 속에서 그녀가 자신의 연인이었다고 합리화하지만 현실에서의 그는 그녀에게 있어 가해자일 뿐이다. 남자의 모순된 정신은 자신의 정체성에 분열을 가져온다. 기억 속에 거울이 있다./ 거울 속에 골목이 있고/ 그 끝에 그녀가 서있다./나는 바람 없는 섬 위에 있고/ 그녀는 환영처럼 수면 위를 걷는다./나로부터 그녀를 바라본다./기억 속에 거울이 있다./그리고/그 끝에 내가 서 있다.
그녀의 연인은 자기자신이다. 그녀는 감당할 수 없는 기억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성이 다른 또하나의 자신으로 분열한다. 또하나의 자신은 그녀 스스로가 자신을 객관화시키기 위한 존재이다. 그러나 여전히 삶은 그녀를 억압하고 그녀의 모순된 환상도 지속된다. 이 작품에서 그녀를 통해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자아이다. 즉,"성" 이라는 근원적 출발점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 나" 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