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김영길(이순재)은 피도 눈물도 없는 젊은 고리대금업자이다. 최대길(김진규) 사장의 경서해운 소속 태양호가 좌초당하자 김영길은 최사장에게 돈을 빌려 주겠다고 나선다. 그는 최사장에게 돈을 빌려 주는 대신 그가 최사장의 집에 기거할 수 있게 해주는 기묘한 조건을 제시한다. 최사장의 집에는 젊은 아내(사미자)와 딸 지애, 그리고 정신이상인 처제(전양자), 가정교사 수란(문희)가 함께 살고 있다. 김영길은 사실 최대길의 아들 최창익이다. 오래 전 최대길이 선원이었던 시절, 영길의 어머니는 남편이 없는 동안 불륜을 저지르다 돌아온 남편에게 들킨 적이 있다. 최대길이 창익의 친자 여부마저 의심하자, 아내는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창익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수많은 고생을 하며 삐뚤어진 성격으로 자라난 창익이 20년이 지나 복수를 위해 아버지를 찾아 온 것이다. 물론 창익은 어머니의 불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하기에 그의 복수심은 한없이 강하다. 창익은 자신에게 접근하는 최사장의 처제를 농락하는 동시에, 수란에 대해서는 연정을 느낀다. 한편 좌초된 태양호의 위치가 확인되자 이를 인양하기 위해 대길은 다시 창익에게 돈을 부탁하지만 창익은 이를 거절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옛 동료로부터 헤어진 아내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최사장은 영길이 자신의 아들 창익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대길은 더 이상 창익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회사를 정리한 뒤, 갚지 못한 부채를 대신하여 체포, 수감된다. 그리고 이사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간 헤어진 아내의 명의로 구입 관리했던 목장을 창익에게 전해준다. 이러한 최사장의 배려에도 창익의 마음은 여전히 싸늘하기 이를 데 없고, 최사장 또한 그런 창익의 모습에 고통과 분노를 함께 느끼며,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차갑기만 하던 창익의 마음은 사실 계속 녹고 있었던 것. 그러던 중 아빠를 위해 돈을 빌리러 온 지애의 모습을 보고 비로소 창익은 결정적으로 마음을 돌린다. 결국 문제는 창익의 돈으로 해결되고 부자는 옛 아내의 무덤 앞에서 포옹한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