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병원 기숙사 사감인 미망인 유봉은(김지미)은 최동호(신성일)와 사랑하는 사이지만 결혼하지는 못하고 있다. 결혼은 그녀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던 병원 일을 그만두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방에 동호가 자주 출입하자 기숙사에는 그들에 대한 추문이 돌기 시작하고 급기야 원장(김동원)에게 익명의 투서까지 들어가게 된다. 난처한 상황에 처한 봉은은 동호를 자신에게 동생과도 같은 사람이라고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그를 기숙사에 살고 있는 간호원 중 한 명인 난자(윤정희)와 결혼시키고자 한다. 난자는 부모를 여의고 시골에서 큰아버지 부부에 의해 키워진 순박한 처녀이다. 그녀는 외과에서 과장(김진규)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레지던트인 강선생(이낙훈)의 열정적인 구애를 받고 있는 몸이기도 하다. 난자는 결혼제의에 망설이지만 언니처럼 믿고 따르던 봉은의 권유이기에 결혼을 쉽게 승낙한다. 그러나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한 결혼이므로 불행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봉은과 동호는 여전히 열정적인 사랑을 계속 유지하고, 난자는 사랑 없는 결혼생활에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봉은과 동호는 기숙사생들에게 함께 있는 모습을 들킨다. 사생들은 그들 뒤를 쫓은 뒤 난자에게 익명의 전화를 걸어 그들이 들어간 산장을 알려주고, 그곳을 찾아간 난자는 침대에 뒤엉켜 있는 봉은과 동호를 보게 된다. 이로써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사람들은 그들의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동호와 봉은은 모든 지탄을 한 몸에 받게 된다. 봉은은 기숙사 사감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분노한 강선생에게 동호는 구타당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포기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 봉은은 사랑한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고 절규하고, 동호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 한편, 평소 봉은을 흠모해오고 있던 과장은 그녀를 감싸주고, 외딴 섬에 그녀가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 난자는 심한 충격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지만, 그녀는 남편을 결코 원망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동호도 결국 감동한다. 그리고 그녀 옆에 있기로 결심하고, 떠나는 봉은을 과장이 배웅한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