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독신으로 살고 있는 인기 작가 박지운(김진규)은 어느 날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꽃 상자와 함께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나의 아이는 죽었습니다. 제 얘기는 당신을 만나기 1년 전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편지는 그가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자신의 아이까지 낳고 평생 자신만을 그리워하다 죽어간 한 여인의 사연이 담긴 유서였다. 편지의 주인공인 수정(문희)은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시절 박지운의 소설 <애상>을 읽고, 그 책의 작가인 박지운을 사모하게 된다. 어느 날 박지운이 그녀의 옆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고, 그에게 반해 있던 수정은 하룻밤 순정을 바친다. 다음 날 아침 박지운은 수정에게 노란 국화 한 송이를 건네며 이름을 한번 물어볼 뿐, 몇 달간의 여정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수정은 그가 찾아줄 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아들 철이를 낳고, 매년 그의 생일날마다 꽃을 보내곤 한다. 그 후 후견인 사장(정민)을 만난 수정은 자신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수정은 어느 댄스 홀에서 박지운을 다시 만나게 된다. 다시 설레는 마음이 들었던 수정은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 채 접근해, 하룻밤을 보내는 그를 보고는 절망에 빠지지만, 끝내 모든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분신인 아들마저 죽고나자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어 자신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박지운에게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