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부유한 양반집 딸인 꽃네(김지미)는 벙어리인 탓에 시집을 못가고 있다. 그녀의 부모는 집안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상민인 절름발이 만복(이낙훈)에게 재산과 함께 시집을 보낸다. 혼인 후 얼마 동안 꽃네는 시집 식구들과 남편의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아들 돌이를 낳고 난 뒤부터 만복은 주막 작부(남정임)에 빠져 일을 게을리하고 꽃네를 구박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그는 꽃네의 패물을 훔쳐들고 작부와 함께 도시로 도망간다. 꽃네는 마을 사람들의 말을 듣고 매일같이 남편이 돌아올 것을 기다리며 기도를 올린다. 그러나 만복은 작부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꽃네를 더욱 구박하고, 시어머니(정애란) 또한 구박에 합세한다. 시아버지(허장강)는 꽃네를 안쓰럽게 생각하지만 무능한 그는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돌이는 어머니가 구박 받는 것을 참지 못하고 낫을 들고 아버지와 작부의 방에 들어갔다가 도리어 꽃네와 함께 잔뜩 얻어맞은 뒤 쫓겨난다. 돌이는 분을 참지 못하고 집에 불을 지르고, 분노한 시어머니와 남편은 친정에 가서 쌀 오십 석을 얻어 오라고 꽃네를 쫓아낸다. 친정에서 쌀 오십 석을 마련하겠다고 열심히 일하던 꽃네는 어느 날 밤 돌이 걱정에 집으로 돌아와서 돌이를 만나지만, 오는 길에 비를 너무 많이 맞은 탓에 몹시 앓기 시작한다. 돌이는 외가에 이 사실을 알리러 가겠다고 먼 길을 혼자 나섰다가 길을 잃고 죽게 되고 이에 꽃네는 절망의 끝까지 이른다. 한편 작부는 만복에게 돈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만복이 큰 돈을 훔쳐 오자 그 돈을 들고 도망간다. 도둑질이 탄로 난 만복이 관가에 넘겨질 위기에 놓이자, 시어머니는 꽃네에게 돈을 구해오라고 친정으로 또 내쫓는다. 마침 마을에는 병에 쓰기 위해 산사람의 간을 구하는 사람들이 와 있었고, 꽃네는 그들에게 자신의 목숨을 팔아 만복을 구한다. 이 사실을 안 만복은 깊이 반성하고 그들을 만나 눈물로 호소한다. 마음이 약해진 그들은 결국 꽃네를 내주고 둘은 얼싸안고 운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