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등에 칼을 맞고 죽어가는 한 남자의 손에서 흘러나온 오백원 지폐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지폐는 지금까지 겪어온 세상의 천태만상을 영화란 형태로 펼쳐 보이겠노라 말한다. 그 오백원이 세상에 등장한 것은 경리직원인 김미옥(남정임)의 월급으로 지급되면서부터다. 그녀는 오백원 지폐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가방에 넣고 길을 가던 중 이를 소매치기 당한다. 그녀가 신문에 이 사실을 투고한 뒤 소매치기(신성일)로부터 전화가 온다. 돈을 돌려주겠다는 것. 잘생긴 소매치기는 그녀 주변을 맴돌다 결국 사랑을 고백한다. 미옥 또한 끌리지만 차마 승낙하지는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본사 파티에서 그 소매치기와 마주친다. 그는 회장의 아들이었던 것. 신문을 보고 그녀에게 관심을 가져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약간의 갈등 끝에 둘은 행복하게 맺어지고, 오백원은 그들의 옆을 지나가던 거지 노인(박암)에게 주어진다. 거지 노인은 서울에 돈 벌러 간 뒤 일 년째 소식이 없는 아빠를 찾아 아픈 엄마(이경희)와 함께 상경한 소녀 경희를 만난다. 성모 앞에서 기도하던 아이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거지 노인은 병세가 심히 악화된 엄마를 만나러 간다. 의사(이낙훈)는 가망이 없겠다고 말하고, 노인은 경희에게 그 오백원과 함께 성모상을 준다. 노인은 그 돈이 장례비용으로 쓰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성모상을 머리맡에 두고 잠든 다음날 놀랍게도 엄마는 기력을 회복한다. 그리고 의사가 신문에 낸 것을 보고 경희의 아버지가 찾아온다. 오백원은 경희 가족의 낙향 기차비용으로 쓰인다. 오백원은 돌고 돌아 한 노부호(최남현)의 금고로 들어간다. 그가 아끼고 사랑하는 가정부 성희(윤정희)는 사실은 정부 유진(오지명)과 함께 금고를 노리고 있다. 밤에 몰래 잠입한 유진은 실수로 부호를 찔러 죽인다. 불안에 떨고 있는 성희에게 변호사가 찾아와 모든 재산의 상속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죄책감에 성희는 경찰을 부르려 한다. 이때 숨어 있던 유진이 변호사를 죽이고 그 유진의 등에 성희가 칼을 꽂는다. 이에 유진은 성희를 죽인 뒤 그 또한 죽어간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