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가난하다는 이유로 상희(태현실)에게 실연당하고 난 후 실의에 빠져있던 경리과의 출납계 직원 이민(이순재)은 업무상 만남이 잦은 부산 남양은행의 은행원인 윤임(문희)에게 관심을 느끼고 윤임 또한 이민을 사랑하고 있다. 윤임은 여섯 가족들을 부양할 책임을 지고 있는 형편이고, 같은 은행에 근무하는 부잣집 아들 만기(남진)가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구애 중이다. 이민은 윤임과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음악실에서 데이트도 해보지만, 아직 상희를 잊지 못하고, 그녀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윤임 또한 또 떠나 버릴까봐 마음을 완전히 열지 못하는 까닭에 두 사람의 관계는 우울하기만 하다. 만기는 원래 윤임과 은행동료인 미스 강과 교제 중이었지만, 그가 윤임에게로 마음을 더 빼앗기자 임신 3개월이던 미스 강은 자살을 기도하고, 이 일을 계기로 윤임은 동료 여직원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게 된다. 은행장(김동원)은 은행 내에서 떠도는 소문을 문제삼고, 윤임의 동생(안인숙)은 가족들 때문에 사랑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언니를 위로한다. 절망에 빠져 있던 두 사람은 여관에서 함께 하룻밤을 보내지만, '현대 여성의 사랑'에 대해 지독한 불신과 회의를 가지고 있는 이민은 끝내 윤임과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만다.(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