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음대생인 미혜(문희)는 다섯 살에 부모를 잃고 아버지의 친구였던 교수이자 작가인 현암(김진규)의 양녀처럼 자라난다. 어느 날 미혜는 현교수의 집에 들렀다가 현교수를 찾아온 출판사 직원 성일(남진)을 알게 되고 성일은 미혜에게 호감을 느껴 데이트 신청을 한다. 미혜는 독신으로 살고 있는 현교수에 대해 오래 전부터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현암과 성일에 대한 감정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성일은 홀어머니(김지미)를 모시고 살고 있는데, 그의 어머니는 성일의 아버지에 대한 질문에 글을 쓰셨던 분이라고만 이야기해 왔고, 현암 선생 소설의 열렬한 독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암 선생은 성일의 아버지로, 20년 전 평양에서 성일의 어머니가 기생으로 있을 때, 인연을 맺게 되어 순정을 간직한 채 헤어진 사이였다. 성일의 어머니는 평생 현암을 잊지 못한 채 살아왔지만, 그에게 가정이 있는 것으로 오해해서 그 곁에서만 맴돌았던 것이다. 성일이 자신의 아들인 줄 전혀 모르는 현암은 하루가 다르게 몸이 쇠약해짐에 따라, 성실한 출판사 직원이자 밤에는 야간대학에 다니고 있는 문학청년 성일을 미혜와 맺어주기 위해 여러 차례 자리를 마련하고 성일에게 미혜를 잘 보살펴 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던 중 성일의 어머니는 현암이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성일로부터 듣게 되고, 미혜는 성일의 집에 갔다가 성일의 어머니 젊은 시절 사진을 보고는 현암 선생이 평생 잊지 못해 간직하고 있던 사진의 주인공이 성일의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암의 병세가 위독해지자 미혜는 성일의 어머니를 모시고 와 현암과 재회하게 한다. 현암과 성일의 모친은 눈물 속에 재회를 하고, 현암은 성일과 미혜의 손을 모아 잡으며, 성일의 어머니에게 두 사람의 미래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는 편안히 눈을 감는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