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조가 즉위하기 즈음한 시절, 계속되는 당쟁으로 인해 민심이 흉흉해지고, 무당들의 세력이 나날이 커지자, 무당들이 상징으로 만든 보물 은자 항아리에 얽힌 설화는 당쟁에 곁들여져, 마침내 당쟁 세력간의 은자 항아리 쟁탈전으로까지 비화된다. 김소저(남정임)는 피비린내 나는 당쟁으로 부모님을 여의고 크나큰 상처를 받은 후 어린 남동생 영수, 유모(한은진)와 함께 외할아버지인 안진사(김동원)가 있는 은진마을로 내려간다.
그런데 김소저의 집안과 반대파 원수인 이이명의 아들 정국이, 은자 항아리를 손에 넣어 가문의 부귀영화를 얻고자 하는 그의 숙부의 생각에 따라, 은진마을에 총각원님(신성일)으로 부임하게 된다. 고을의 이방(이예춘)은 새로 부임하는 원님이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기회삼아 자신이 실권을 쥐어보려 부패를 일삼고, 고을의 행수기생 채홍(도금봉)과 합세하여 비리를 저지른다. 총각원님은 나이는 어리지만, 어진 성품으로 선정을 베풀기 위해 애쓰고, 고을 관속들의 비리를 철저히 단죄한다. 총각원님의 숙부는 충청감사의 딸 윤규수(방성자)와 혼담을 추진하려 하지만, 그는 우연히 산길에서 인연을 맺은 뒤 마음을 빼앗긴 김소저와 서로의 애정을 확인한 사이다. 그러던 중, 은자 항아리를 손에 넣으려는 이방의 계략에 따라 김소저의 동생 영수가 토굴 속에 납치된다. 김소저와 총각원님, 안진사는 가까스로 영수를 구해내고 은자 항아리를 지키지만, 총각원님의 숙부는 원수 집안의 사람인 안진사로부터 은자 항아리를 빼앗으려고 한다. 어린 나이지만 사려 깊고 현명한 총각원님은 당쟁의 사슬을 끊고 무녀들의 허황된 미신에 더 이상 좌우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은자 항아리를 깨버린다. 그리고, 그의 숙부가 윤규수와 백년가약을 맺어 주려하자, 자신은 스스로 미래를 약속한 처자가 있다면서 그 처자가 바로 김소저임을 밝히며 두 사람은 곧 혼인하고, 영조의 탕평책으로 당쟁도 이내 잦아든다. (녹음대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