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길 
The Body's Destination ( Yugcheui Gil, The Way of All Flesh ) 1967
극영화 미성년자관람불가 대한민국 94분 1967-12-08 (개봉) 67,000(관람)
제작사
대양영화주식회사
감독
조긍하
출연
김승호 , 남궁원 , 신성일 , 허장강 , 김희갑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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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김상도(김승호)는 슬하에 네 남매를 둔 화목하고 부유한 가정의 가장. 음대를 나와 은행원이 된 그에게는 저녁마다 아이들과 함께 음악회를 여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다. 그는 지점장으로부터 서울의 지점장 회의에 대신 참석하라는 것과, 가는 길에 중앙토건에 2,300만원짜리 수표를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고 서울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 안에서 그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 메리(김지미)를 만난다. 메리는 김상도가 수표를 들고 기차를 탔다는 정보를 입수한 악당(허장강)의 협박으로 김상도에게 일부러 접근한 것이다. 메리는 김상도를 호텔로 데리고 가 술을 먹여 재운 후 수표를 훔쳐 달아난다. 아침에 눈을 뜬 김상도는 전날 밤 메리와 동침한 사실이 드러날까봐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고 당황해한다. 잘못을 뉘우친 메리는 김상도를 찾아와 경찰에 신고해 돈을 되찾으라고 하지만 상도는 메리를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부산의 집을 팔아서 돈을 채워넣으려고 한다. 그러나 신문에 그의 공금횡령 기사가 실리는 바람에 그는 부산으로 가지 못한다. 메리의 저지로 자살에도 실패한 상도는 메리 집에서 기거한다. 메리는 상도의 인생을 망쳤다는 죄책감 때문에 상도를 끔찍하게 보살핀다. 상도와 메리가 동거 중이라는 것을 안 악당은 철로 위에서 상도를 죽이려고 하지만, 악당의 부하만 죽고 상도는 살아난다. 그러나 현장에서 상도의 시계와 지갑을 발견한 경찰은 이 사건을 상도의 자살로 결론짓는다. 한참의 세월의 흐른 후, 상도는 거지가 되어 거리를 떠돌다 서커스 단장이 된 메리와 재회한다. 두 사람은 부부처럼 함께 서커스단을 운영하며 오순도순 살지만 그것도 잠시, 메리가 폐병으로 죽는다. 다시 거지가 되어 길거리에 나앉은 상도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된 큰 아들 문호(신성일)가 해외 순회공연을 떠난다는 기사를 읽고 부산으로 간다. 상도는 아들의 연주회장에 가지만 자신이 아버지라고 밝히지 못한다. 집 마당으로 들어가 아내의 생일잔치를 몰래 지켜보던 상도는 황급히 집을 나오다 경찰에 붙들려 도둑으로 몰린다. 뒤쫓아나온 문호는 경찰에게 상도를 풀어주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상도는 아들과 대면하지만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못하고 혼자 쓸쓸히 눈 속을 걸어간다.(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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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참여사
  • 제작사
    : 대양영화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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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67-12-07  심의번호 방제4071호  관람등급 미성년자관람불가  상영시간 94분  개봉일자 1967-12-08
다른제목
The Way of All Flesh(원작명)
The Body's Destination(다른 영문제명)
개봉극장
국도
노트
■ 1927년 미국 파라마운트에서 만든 무성영화 <육체의 길(The Way of All Flesh)>(빅터 플레밍)를 번안한 작품이다. 조긍하 감독은 1959년에 이 작품을 직접 번안하여 연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1967년에 다시 한번 만들었다.

■ 작품해설
<육체의 길>은 한국영화에서 전형적인 서민층의 아버지 역을 맡아온 김승호가 주연한 남성 멜로드라마다. 60년대 초에 출연했던 <로맨스 빠빠> <박서방> <삼등과장> 등의 가족 멜로드라마에서 그는 줄곧 근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무능하고 시대에 뒤쳐진 가부장을 연기해왔다. 그가 형상화한 인물들은 근대적 질서에 편입되지 못하고 가부장으로써 정체성의 위기를 겪지만, 아들이나 사위를 비롯한 다음 세대 남성을 통해 아버지의 권위를 재확립한다. 이 영화들과 몇 년의 시차를 두고 만들어진 <육체의 길>은, 그러나 이제는 세대 간의 화해를 통해 가부장의 권위를 재확립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리는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육체의 길>의 아버지 김상도는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부재한 그의 자리는 아들 세대에 속하는 사위가 대신한다. 영화는 근대의 질서에서 배제된 김상도의 좌절과 회한을 눈물어린 정서로 풀어가고 있다.
김상도를 근대의 질서 밖으로 몰아간 것은 근대의 속도다. 김상도가 수표를 도둑맞은 것을 알고 사태를 수습하러 부산으로 내려가기도 전, 그의 공금횡령 사실이 재빨리 신문에 보도되면서 그는 가족과 직장으로 돌아갈 기회를 잃는다. 근대의 속도는 그가 악당과 철로에서 격투를 벌인 직후 다시 한번 그를 배반한다. 곧, 경찰은 그의 지갑과 시계만을 보고 너무나 빨리 그의 자살을 선언해버리는 것이다. 그 탓에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그는 몰락에 몰락을 거듭한다.
영화는 그의 몰락담을 운명론적 비극처럼 그려간다. 그의 몰락은 그의 탓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의지나 욕망을 개입시킬 어떠한 계제도 얻지 못한다. 그저 운명의 놀음처럼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는 점점 추락한다. 통제할 수 없었던 근대의 속도, 근대의 힘 또한 그에게는 불가역적인 운명처럼 받아들여진다. 그가 수표를 잃어버린 것도, 자살했다는 경찰의 속단 때문에 산 채로 장사지내지는 것도, 느닷없는 메리와의 재회도, 그의 유일한 삶의 희망인 메리의 죽음도 다 그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일어난 일들이다. 그러한 일들을 겪으며 그는 체념하며 운다. 그의 '눈물'은 그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자아내며, 그 지점에서 <육체의 길>은 강한 최루성을 띤다. 이러한 비애의 정서는 <박서방>이나 <마부>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박서방>이나 <마부>에서 남성들의 눈물이 세대 간의 화해, 그리고 가부장의 권위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면, <육체의 길>에 와서는 이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그의 자식들은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도 별 탈 없이 잘 자라나 사회적으로 안정된 정체성을 확보하며, 사위가 사실상 가부장의 역할을 떠맡는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위의 직업이 육군중령이라는 사실이다. 아버지는 근대의 경계 밖으로 밀 려나고 군인이 새로운 가부장이 되어 가족을 이끈다는 설정에서, 이 영화에 담긴 시대성을 엿볼 수 있다.
<육체의 길>은 김승호라는 '시대적 아이콘'이 1960년대 그려갔던 궤적의 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영화다. 경계에서 흔들리던 아버지는 '잘 있거라, 내 가족아, 내 집아'라는 독백을 남기고 홀연히 세상 밖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김승호는 <육체의 길>이 발표된 다음해, 세상을 떠난다. 그러한 배우의 전기적 사실이 후대의 관객에게 기묘한 울림을 준다. 김승호의 기나긴 필모그라피에서 단연 두드러지는 영화. '자기의 삶'을 연기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그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이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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