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막강한 국력을 자랑하던 대요제국의 태자 원효(신영균)는 고려 송주 태수의 딸 용녀(김지미)를 우연한 기회에 괴한에게서 구한 이후로 그녀를 잊지 못하고 고려 땅으로 찾아와 청혼한다. 용녀의 어머니 한씨는 용녀를 시집보내는 조건으로 고려군 포로를 석방해 줄 것과 전쟁으로 파괴된 산성을 복구하고 백성들의 피해를 보상할 것 등을 요청하면서 승낙한다. 용녀가 떠나는 날, 한 도사가 한씨를 찾아와 집에 천도화 한 그루를 심어주면서, 이 천도화가 용녀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런데 원효의 부하였던 돈두(박노식) 또한 용녀에게 연정을 품자, 돈두의 심복이던 우석은 원효와 첫날 밤을 치르기 전에 돈두에게 먼저 용녀를 차지하라고 귀뜸한다. 돈두와 그의 부하들의 음모에 따라 용녀는 술을 마신 채 정신을 잃어 돈두와 관계하게 되는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원효가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하게 되고, 이를 안 돈두와 우석 일파는 여진 땅으로 피신한다. 원효는 자신의 어머니 태후에게 용녀를 어떻게 할지 묻고, 태후는 용녀를 살려두되 평생을 고독 속에서 속죄하게 하라며 인적이 드문 여왕산성으로 유배를 보낸다. 용녀를 끔찍이 사랑했던 원효는 그녀를 떠나보내면서 내내 성루에 서서 지켜보고, 수문장 흰돌에게 용녀에게 여왕칭호를 붙이게 할 것을 명한다. 세월이 흘러 용녀가 낳은 돈두의 아들 용이 성년의 나이가 되고, 여진으로 피신했던 돈두도 여진의 수장으로 성장해 요나라를 공략할 시기를 모색한다. 한편 원효는 용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나라를 돌보는 데 소홀하고, 원효의 새 황후인 화문황후는 이에 대한 반감으로 다른 남자들과 통정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돈두는 화문황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요나라의 정세를 살피고자 한다. 돈두가 그의 처에게서 낳은 아들 마백은 강직한 성품으로 아버지의 불의 사실을 알고는 실망한다. 한편 화문황후가 역적인 돈두와 밀통한 사실을 알게 된 원효는 화문을 폐위하고, 이제 정신을 차리고 나라를 바로잡아 국위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에 무술경기를 열어 우승한 장수에게 삼십만 대군의 총수가 되게 하겠다고 선언하는데, 무술대회에서 쌍벽을 이루던 젊은 용과 마백 두 사람을 모두 장수로 등용해 각각 여진과 흉노를 토벌하도록 한다. 정벌에 나가기 전 용은 꿈에 한 도사를 만나게 되고, 도사의 말에 따라 싸움터에 가던 중 송암재 마을의 기와집에 들르는데, 그곳에서 바로 외할머니인 한씨를 만난다. 한씨는 오늘 아침 처음으로 천도화 꽃이 활짝 피더니 귀인이 왔다면서 손자인 용을 반겨주고, 용은 돈두와의 여왕성 전투에서 돈두를 물리친다. 그러나 용녀는 용에게 사실은 돈두가 용의 아버지임을 알려주고, 용의 군대를 지원하기 위해 함께 온 마백 또한 원효에게 돈두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밝힌다. 이십 여년 만에 용녀를 만나게 된 기쁨도 잠시, 원효는 자신의 든든한 양팔이 모두 적 돈두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용은 아버지의 죄를 대신해 자신이 양아들이 되어 효도하겠다고 맹세하고, 마백 또한 원효를 길이 받들겠다고 다짐한다. 원효는 모든 슬픔을 물리치고 용녀와 함께 환궁할 채비를 하고, 이들 일행은 힘차게 수도 요양성으로 향한다. (녹음대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