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단말마적인 발악으로 마지막 전세를 만회하려 더욱 박해가 심해진 일제 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이재형(변기종) 목사는 칠순이 가까운 고령이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격분하는 열렬한 숨은 지사다. 그의 아들 동민(유춘)은 아내(황정순)와 손자 상수(최무룡), 상미(박금희)를 아버지에게 맡긴 채 3ㆍ1운동에 참여했다가 해외로 망명한다. 전문학교에 다니는 상수는 학교에 학도병 권장강연을 하러 온 박병도(최남현)가 3ㆍ1 운동 당시 동민과 생사를 같이했던 독립투사였으나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박병도에게 일제에 충성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진다. 박병도의 딸 운주(김지미)는 아버지를 변호하고 흥분한 상수는 운주의 뺨을 때린다. 운주는 그런 상식에게 은근히 애정을 품는다. 첼로연주를 좋아하는 박병도의 아들 춘식(박암)은 학도병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미친 척 한다. 상수는 결국 학도병으로 끌려가고, 기도회를 열던 이목사는 경찰의 고문에 못 이겨 죽고 만다. 어머니, 상미, 운주는 평양부대로 끌려간 상수를 면회하기 위해 평양으로 떠난다. 운주로부터 편지를 받던 날 상수는 동지들을 규합해 일본군 탄약고를 폭발하고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어머니, 상미, 운주는 상수의 행방을 찾는 일본군에 잡혀간다. 끌려가는 기차에는 우연히 중대임무를 맡은 동민이 타고 있다.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조선은 8ㆍ15 해방을 맞는다. 그러나 어머니는 감옥에서 간수들의 횡포로 시체가 되어 나오고, 뒤늦게 도착한 동민은 아내를 잃은 슬픔에 할 말을 잃는다. 춘식은 그 동안 진짜로 미쳐 첼로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다가 트럭에 치인다. 상수와 운주는 환희로 가득 찬 군중 속에서 얼싸 안은 채 흐느껴 운다.